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테무가 국내 유통가에 미치는 영향도 가시화되고 있지만 저가 마케팅의 한계로 ‘반짝 효과’가 단발성에 그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초저가’를 무기로 단기간에 이용자 수를 폭발적으로 늘렸지만 거래 규모는 하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테무의 올해 1분기 결제 추정 금액은 911억원으로 집계됐다. 월 단위로는 지난해 8월 10억원에서 지난달 463억원으로 453% 급증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지난 1분기 결제 추정액은 819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101억원)보다 164% 늘었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과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1분기 기준 국내 업체 결제 추정 금액은 쿠팡이 12조703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플랫폼 G마켓·옥션이 3조554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11번가(2조631억원), 티몬(1조8435억원), 위메프(7736억원) 등의 순이었다.
결제 추정 금액 기준 알리는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중 쿠팡, G마켓, 11번가, 티몬에 이어 4위권을 점했고, 테무는 이에 한참 못 미쳤다.
이는 지난 1년간 플랫폼 이용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1분기 기준 월평균 이용자 수를 보면 쿠팡(3026만5384명), G마켓·옥션(835만90696명), 알리 (807만6714명), 11번가(745만2003명), 테무(660만4169명), 티몬(367만1965명), 위메프(348만6743명) 순으로 집계됐다.
테무의 월평균 이용자 수는 지난해 8월 52만명에서 지난달 829만6485명으로 약 16배 증가했다. 테무와 알리 등이 초저가 제품을 앞세워 한국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지만 낮은 가격대 제품들을 위주로 거래하다보니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1인당 결제 추정액은 각각 3만3622원, 4451원으로 집계됐다. 티몬이 16만7467원으로 가장 높았고, 쿠팡(13만9879원), G마켓·옥션(13만7470원), 11번가(9만2167원), 위메프(7만3841명) 등에도 모두 못 미쳤다.
테무는 중국 3위 이커머스 업체인 모기업 핀둬둬가 미국 법인으로 설립한 초저가 브랜드다. 미국, 일본을 거쳐 지난해 7월 한국에 진출했다. 2018년 국내에 진입한 ‘알리익스프레스’와 맞붙고 있다. 그러나 2018년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알리에 비해 이제 7개월차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테무의 확장세가 더 거세다.
테무가 내세우는 초저가는 거래 방식에 있다. 제조공장과 소비자 간 중간상을 없앤 직거래를 하고 있으며, 테무가 판매가를 직접 정하기 때문에 중간 마진을 취하지 않는 구조다.
실제 테무를 애용한다는 직장인 이 모씨(여·40대)는 “품질 측면에서는 퀄리티가 떨어질 수 있지만 물건도 다양한 편”이라며 “가격 메리트가 뛰어나서 자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테무가 이같은 성장세를 얼마나 끌고 갈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충성 고객 확보나 저가 마케팅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호기심에 구매를 하는 현상이 늘은 건 맞다. 엄청난 마케팅으로 관심을 많이 받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일회성 이용은 증가하겠지만 지속적으로 구매를 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커머스는 록인이 중요한데 상품 안전성이나 품질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테무의 경우 낮은 가격에 박리다매로 매출을 올리고 있어 향후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