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 사람이 없다” 줄어드는 인구, 기로선 부동산 시장 [인구절벽 SOS ①]

“집 살 사람이 없다” 줄어드는 인구, 기로선 부동산 시장 [인구절벽 SOS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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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블록 건너 한 블록마다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이른바 ‘아파트 공화국’이다. 거리마다 들어서는 아파트는 매년 30만 가구에 가까운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인구다. 가파르게 감소하는 인구는 매년 출생아 수 최저를 경신하고 있다. 미래에는 집을 살 사람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22일 부동산 정보사이트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입주량은 35만2672가구로 수요량 25만7093가구를 웃돌았다. 특히 전국 임대 아파트 입주량 5만13호까지 합치면 총 40만2685가구가 입주한 셈이다. 적정 공급량보다 더 많은 공급이 쏟아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적정 수요량은 평균 25만가구지만,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1년간 수요보다 많은 공급이 예정됐다. 입주량이 가장 많았던 2018년에는 전국에서 임대 아파트 포함 50만3512가구가 입주했다. 이는 수요량 26만6382가구 대비 89.01%(23만7130가구) 많은 수준이다. 올해도 전국에 34만6092가구가 입주를 앞뒀다.

매년 집은 늘고 있으나 집에 거주할 인구는 줄고 있다. 지난 2월28일 통계청의 ‘2023년 출생 ‧사망통계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이의 수)은 0.65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도 23만명으로 전년(24만9200명) 대비 1만9200명(-7.7%) 줄었다. 2013년 43만6500명이던 출생아 수는 2015년을 제외하고 매해 감소해 10년 새 20만명 이상 급감했다.

인구 감소 부동산 영향 전문가 멘트 (내일 추가 예정)


자가 마련 포기->비 출산 굴레

기존 청년들도 부동산에서 눈을 돌리고 있다. 월급만으로 내 집 마련은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1일부터 5일까지 5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본인 소득을 몇 년간 저축 시 원하는 지역에 집을 살 수 있냐’는 질문에 서울 청년 29.9%는 ‘20~30년’을 꼽았다. 10년 이내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서울 청년은 단 7.1%에 불과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42.7%), 대전‧세종‧충청(27.3%), 대구‧경북(26.2%) 청년들은 내 집 마련까지 10~20년 소요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강원‧제주 청년 29.5%는 10년 이내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청년들의 내 집 마련 포기는 비혼, 비출산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12월11일 통계청의 ‘신혼부부(혼인신고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부부) 통계’에 따르면 무주택 신혼부부의 ‘자녀 없음’ 비중은 2015년 38.5%에서 2022년 50.5%로 12.1%p 상승했다. 무주택 신혼부부의 절반 이상은 아이가 없는 셈이다.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59.6%로 무주택 부부(49.5%)보다 10,1%p 높았다. 평균 자녀 수 역시 유주택 부부는 0.72명으로 무주택 부부(0.59명) 대비 0.13명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요인과 출산과의 상관관계가 유의미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20년 발표한 ‘주거유형이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자가 거주보다 전세와 월세 거주 시 출산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세 거주자의 첫째 출산 가능성은 자가 거주자 대비 28.9%p, 월세 거주자는 55.7%p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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