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케미칼이 석유화학업계 불황 타개책으로 ‘스페셜티 제품 강화’를 선택했다고 24일 밝혔다.
회사의 미래를 걸 수 있는 사업 분야로 아라미드와 탄소섬유 등 고강도·경량화 소재를 선정하고 전사적 투자와 기술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TPC(TerePhthaloyl Chloride)는 강철보다 가볍고 단단하며 난연성까지 갖춰 ‘슈퍼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 섬유의 주원료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아라미드 섬유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TPC 수요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애경케미칼은 2010년대 중반부터 TPC 국산화를 위한 연구를 시작해 독자적 기술을 만들고, 2020년에는 울산공장에서 데모 플랜트를 가동했다.
기존 TPC 생산 방식은 열을 활용해 이산화황과 염화수소와 같은 유해가스가 발생한 반면, 애경케미칼이 적용한 ‘광 공법’은 이산화황 가스 발생을 억제하고 염화수소를 포집해 활용할 수 있게 개선했다.
애경케미칼은 지난해 11월 시제품을 생산해 품질 검증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양산 체계 구축을 앞두고 있다. 2025년까지 양산 체계 구축을 마무리 짓고 2026년 1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해 아라미드 섬유 밸류체인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탄소섬유 역시 애경케미칼 스페셜티 제품 라인업의 한 축을 담당한다.
탄소섬유는 아라미드 섬유처럼 가볍고 단단하면서 열에 강한 소재다. 힘을 가해도 늘어나지 않는 인장강도를 가진 아라미드에 비해 탄성이 좋아 구조재로 주로 사용되는데, 자동차 외장재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애경케미칼은 자사가 보유한 ‘초고속 경화 프리프레그(AKAPREG)’와 ‘친환경 탄소섬유 SMC(Sheet Molding Compound)’를 활용해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부품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초고속 경화 프리프레그는 성형 시 빠른 경화 특성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친환경 탄소섬유 SMC는 기계적 강도가 우수하고 굴곡진 부분 처리가 수월하다. 특히 유독물질인 스티렌모노머(SM)를 사용하지 않아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없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범용 석화제품 설비를 대폭 늘린 중국의 영향으로 공급 과잉이 발생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경량화, 고강도 등 다양한 요구에 맞는 제품들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시장 변화에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을 확대해 세계 시장 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