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4·27 판문점선언 6주년 기념사에서 “국민이 총선을 통해 민주·민생·평화의 3대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아줬다”며 “총선 민의에 따라 정부와 국회가 평화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6주년 기념식’에 보낸 서면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제 안보 위기 속에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여소 야대’라는 총선 결과가 이를 의미한다고 봤다.
문 전 대통령은 현재의 국제정세가 특별히 엄중하다고 봤다. 그는 “급변하는 세계 질서 속에 국제 사회가 상생·연대보다 대립·갈등이 심화되고, 지난 2년간 한반도 상황은 극도로 악화됐다”며 “평화를 위한 진지한 노력은 사라진 채 적대하며 갈등만 키웠다”고 분석했다.
이어 “급기야 한반도 평화의 안전핀인 9·19 군사합의까지 파기됐다. 편향된 이념 외교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군사적 충돌과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로 엄중한 위기 상황일수록 판문점 선언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이 가장 절실하다며 판문점 선언의 정신을 상기했다. 문 전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은 한반도 운명의 주인으로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전쟁 위기를 평화로 전환 시켜낼 수 있다는 사실, 상대를 비난하기보다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진심을 다해 노력할 때 평화의 결실”이라며 “현 정부도 과거 정권들과 같은 (평화를 위한)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총선 결과에는 평화를 바라는 국민적 요구가 담겨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변화에 앞장서길 촉구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은 민주, 민생, 평화의 3대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아줬다. 총선 민의에 따라 대립과 갈등에서 평화와 번영으로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책 기조를 조속히 전환해야 할 것”이라면서 “정부와 국회가 함께, 평화의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 주길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열린 기념식은 2018년 판문점 선언 6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2024 한반도평화 공동사업 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노무현재단, 한반도평화포럼, 포럼 사의재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임동원, 정세현, 이재정,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과 정의용 전 외교부장관 등 남북관계 원로들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김진표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면으로 축사를 전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