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성 난청과 침도요법

돌발성 난청과 침도요법

갑자기 귀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는 돌발성 난청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기사승인 2024-04-30 10:12:48
본큐어한의원 송정현원장 제공

 돌발성 난청은 말 그대로 갑자기 귀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청력이 저하되는 현상을 말한다. 주로 순음청력검사를 지표로 활용하는데 3개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db 이상의 청력손실이 보이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경우, 이를 돌발성 난청으로 판단한다. 돌발성 난청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통계 기준 2009년 50,119명이었던 환자가 2022년 103,474명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이전에는 노년층이 주로 앓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30~50대 환자가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대 중에서도 돌발성 난청으로 청력을 상실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서양의학에서 돌발성난청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 1/3은 청력이 완전 회복, 1/3은 청력이 부분적으로 회복되지만, 나머지 1/3의 환자는 거의 청력이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에서 자연 회복률은 부분적 회복을 포함하여 40-50%로 알려져 있다. 아직 서양의학적 치료가 자연 회복률에 비해 높은 수준의 치료율을 나타낸다고 보기 어렵고, 치료 이후에도 청력이 회복되지 않는 환자에 대한 치료방법은 아직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다.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혈관순환장애, 바이러스 감염, 외상 등 여러 원인이 지목되고 있지만 대부분 그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특발성인 경우가 다수이다. 그렇기에 서양의학에서는 스테로이드제를 경구 또는 정맥주사로 투여하고 효과가 미비하거나 필요한 경우 고막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한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치료에도 10일 이내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 2개월이 경과한 후에도 청력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아 절망적인 치료경과를 겪게 된다. 최근 서양의학에서는 돌발성난청의 치료법으로 고압산소치료가 각광받고 있는데 이는 미세혈관의 혈액순환 장애를 돌발성 난청의 원인으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서 행해지고 있다. 

 내이(Inner Ear)의 달팽이관에는 유모세포(Hair Cell)들이 위치해있는데, 이 세포들이 외부의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생성된 전기 신호가 청신경 경로를 따라 뇌로 들어갔을때 인체는 소리를 인식하게 된다. 내이는 활발한 에너지 대사를 필요로 하는데, 단 하나의 얇은 혈관인 미로 동맥(labyrinthine artery)을 통해서만 혈류 공급을 받는 점 때문에, 혈류순환에 민감하며 혈류순환장애가 발생하기 쉽다.
 
 우리 몸의 연부조직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도한 긴장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섬유화되는데, 근육이 단단하게 굳어지는 것이 그 예이다. 이렇게 변성된 연부조직은 신경과 혈관을 압박하여 2차적인 증상이나 질환을 유발 할 수 있다. 침도요법(鍼刀療法)은 납작한 끌의 형태를 지닌 침도(鍼刀)로 미세절개하여, 비정상적으로 수축된 반흔조직을 박리하여 재생시키고, 신경과 혈관의 포착을 해소하며, 혈류와 신경흐름을 증진하는 치료법이다.

 미로동맥으로 향하는 혈관이 섬유화된 연부조직들에 의해 압박된 경우, 해당 구조물들을 침도로 자극하여 정상화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미로동맥의 혈류순환을 개선 할 수 있다. 또한, 귀 주변의 통증점들에 침도요법을 시행할 경우 혈액의 점도를 감소시켜 내이의 혈류순환에 도움을 줄 뿐 만 아니라, 염증반응을 조절하여 내이의 림프순환을 개선할 수 있다. 

 고압산소치료는 호흡을 통해 고농도 산소를 흡입하여, 모세혈관을 통해 온 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치료법으로, 스테로이드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돌발성난청환자에게 권유되고 있으나, 산소독성이나 기압차에 의한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침도요법은 타겟한 부위에 국소적으로 시술하여 내이의 혈류순환을 개선 할 수 있으며, 미세한 특수침으로 시술하여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돌발성 난청 치료에 있어 침도요법이 하나의 주요한 선택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곽병익 기자 skyhero@kukinews.com
곽병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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