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의대증원 학칙 개정 부결…“온당한 결정” vs “행정 조치”

부산대 의대증원 학칙 개정 부결…“온당한 결정” vs “행정 조치”

전의교협 “강압적 정책 정당화될 수 없어”
교육부, 부산대에 ‘시정명령’ 경고

기사승인 2024-05-08 10:49:39
지난 3월26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전경. 쿠키뉴스 자료사진

부산대가 의과대학 정원 배정에 따른 의대 입학 정원 증원 학칙 개정안을 부결하자 40개 의대 교수들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8일 환영의 뜻을 냈다. 교육부는 부산대에 행정조치를 예고했다.

전의교협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정부로부터 각종 불이익이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불합리한 정책을 거부한 부산대의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전의교협은 “부산대 교무회의는 개별 대학이 증원 규모를 확정하기 전에 국가공동체의 책임 있는 주체들이 하루 속히 만나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선행해야 함을 천명하며 의대 정원 증원 학칙 개정안을 최종적으로 부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러한 결정은 법과 원칙이 존중되는 법치주의 국가의 상식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온당한 결정”이라면서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일방적이고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정책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다른 대학도 부산대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교육부를 향해 시정명령과 학생모집 정지 등 강압적 행정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의교협은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의 과학적, 절차적 타당성을 재검토해 지금이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선회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부산대는 학칙을 개정해 당초 125명이던 의대 입학생 정원을 200명으로 늘리고, 내년도에 한해 증원분의 50%가량을 줄인 163명을 모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 대학 본부에서 열린 교무회의에서 증원 규모를 확정하기 전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관련 학칙 개정안을 부결했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전국 대학 32곳 중 학칙 개정이 학내 심의기구에서 부결된 사례는 부산대가 처음이다.

부산대의 이러한 결정에 교육부는 “시정명령을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했다. 

교육부가 강하게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부산대가 학칙 개정을 재차 시도할지 주목된다. 부산대 학칙에 따르면 학칙 개정을 위해선 대학평의원회의 심의와 교무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총장이 확정·공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의대 정원이 증원된 대학은 학칙을 변경한 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신청서를 4월 말까지 제출해 승인 받아야 한다. 이어 5월 말까지는 입학 모집요강을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교육부는 시일이 촉박한 점을 감안해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신청서를 먼저 제출한 뒤 추후에 학칙을 개정하도록 허용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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