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던 이마트가 1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커머스 자회사들의 적자는 여전했지만 손실 폭을 줄이며 선방했다.
이마트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했다고 1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조2067억원으로 1%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294억원으로 작년 1분기 27억원의 11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마트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4조20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932억원으로 약 45% 늘었다. 이마트는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며 방문 고객수를 늘린 것이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올 들어 고객이 꼭 필요한 상품을 상시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는 ‘가격파격 선언’을 통해 가격 리더십 재구축에 나섰다. 아울러 고객들의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점포 리뉴얼도 매장 방문 유인과 체류 시간 증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커머스의 지속적 확장에도 1분기 이마트 방문 고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83만 명(2.7%) 늘어났다.
특히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을 11.9%나 끌어올렸고 방문 고객수도 7.5%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분기 74억원에서 올해 1분기 306억원으로 313.5% 늘었다. 노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전문점도 수익성·사업성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 효과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억원(42.1%) 증가한 108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의 연결 자회사들 역시 선전했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전년 대비 122억원 늘어난 3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속적인 신규점 출점 효과와 국제 원두가격 하락, 폐기 감축 등 원가 개선 노력에 힘입어 영업익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의 실적 호조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93억원 증가한 12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투숙률 개선을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억원 늘어난 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코로나 이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자회사들은 적자폭을 줄였으나 여전히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SSG닷컴은 매출액 41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39억원으로 전년 대비 17억원 줄었다. 다만 상각 전 영업이익(에비타)이 전년 동기 대비 35억원 증가한 5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G마켓은 매출 2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줄었고, 영업손실은 8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4억원 감소했다.
편의점 이마트24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1분기 39억원에서 올해 131억원으로 236% 증가했다. 지난해 이마트 첫 적자의 핵심 요인이었던 신세계건설은 올 1분기 적자 폭을 전년 동기 대비 189억원 키웠다. 신세계건설은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해 연간 1878억원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이마트는 올 들어 실적 부진을 벗어나기 위한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는가 하면, 장기근속 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무급 휴직제도도 도입한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비용절감 차원으로 해석된다. 또 이마트와 SSM(기업형슈퍼마켓) 계열사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 합병해 계열사 간 경영 자원을 통합한다. 예정 합병 기일은 오는 6월 30일이다.
1분기 신세계의 선전 이면에는 향후 해결 과제도 산적하다. SSG닷컴과 재무적 투자자(FI)와 맺은 풋옵션 문제도 풀어야할 숙제다. SSG닷컴은 상장 지연으로 1조원을 받은 사모펀드로부터 자금 회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 측은 현재 FI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 3사 기능 통합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있고, 온라인 사업은 수익성 중심의 상품 강화와 물류비 효율화 등 체질 개선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마트 만의 소싱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점포의 가격 경쟁력을 공고히 하고 온·오프라인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온라인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이마트가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시너지가 큰 도움이 됐다고 본다”면서 “앞으로도 이마트는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체질 개선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게 실적 향상에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