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급 아파트 한 채가 매물로 나왔다. 투기과열지구 재당첨 제한에 걸린 조합원 매물이다. 서울 대표 부촌 입지로 20억원 이상 시세차익이 예상돼 ‘로또 아파트’라는 별명이 붙었다. 가점으로 당첨자를 뽑기 때문에 지원자는 대개 청약 고점자로 예상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은 전날(20일)부터 래미안원베일리 조합원 취소분(117동 102호 84D 타입) 1세대 1순위 청약을 접수했다. 청약홈에 따르면 1순위 경쟁률은 3만5076대 1이다. 오늘(21일)은 기타지역, 내일(22일)은 2순위를 모집한다.

래미안원베일리는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파트다. 지하4층~지상35층·23개동·2990가구로 조성된다. 입주는 오는 7월이다. 단지가 위치한 서초구는 투기·청약과열지구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 공급금액은 필수옵션을 더해 19억5638만8000원이다.

아파트 실거래가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동일 평형은 최근 40억원 초반에 거래됐다. 매물이 1층 저층임을 감안해도 실거래가격은 30억 원 후반으로 예상된다. 시세차익으로만 20억원 가까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 아파트’다.

이런 아파트를 조합원이 취소한 이유는 규제 때문이다. 정확히는 분양권을 상실했다. 5년 재당첨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 재건축·재개발 정비 사업에서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조합원 분양 또는 일반분양을 받은 분양대상자 및 그 세대에 소속하면 분양대상자 선정일(조합원 분양분의 분양대상자는 최초 관리처분 계획 인가일)부터 5년 이내는 다른 투기과열지구 조합원 분양신청을 할 수 없고 현금청산이 된다.

해당 조합원도 다른 투기과열지구에 먼저 당첨된 바람에 재당첨 제한에 걸렸다.

조합 관계자는 20일 “취소된 게 아니고 (조합원이) 투기과열지구 5년 재당첨 제한에 걸린 분”이라며 “당사자는 현금 청산됐고 물량이 남아서 조합이 이번에 입주 공고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청약 지원 대상은 순위별 통장 자격요건을 만족하면서 △서울시 2년 이상 거주자 △서울시 2년 미만 거주자 및 수도권(경기·인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또는 세대주인 미성년자다. 다만 경쟁이 있으면 서울 2년 이상 거주자를 우선한다.

취소 물량에 대한 정식 청약이기 때문에 고득점자일수록 유리하다. 실제로도 ‘자금력을 갖춘 청약 만점자’가 당첨될 전망이다. 점수가 동일하면 청약 통장 가입기간으로 우열을 가린다. 이마저도 같으면 추첨한다. 당첨자 발표일은 오는 28일이다. 전매제한은 3년이며, 거주의무는 없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