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주 한 달 앞두고 또 연기…월세 전전하는 수분양자들

[단독] 입주 한 달 앞두고 또 연기…월세 전전하는 수분양자들

남구로 동일 센타시아, 두 차례 입주 연기

기사승인 2024-05-22 06:00:08
서울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 아파트 지상 시공이 덜 된 모습. 독자 제공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 최초 아파트인 ‘동일 센터시아’ 수분양자들이 입주 지연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최초 계약서상 동일 센터시아는 지난 4월 입주 예정이었으나 오는 6월로 변경됐다. 그러나 공사 지연 등으로 인해 입주가 7월로 재차 연기되고도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아 수분양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

21일 수분양자‧구청 등에 따르면, 남구로역 동일 센터시아는 오는 6월 입주를 앞두고 입주 예정일을 7월 중순으로 연기했다. 지난 18~19일 진행된 사전점검 당시 시공사는 사전점검 안내서를 통해 수분양자들에게 입주 지정기간을 7월 중순으로 안내했다. 다만, 연기 사유와 정확한 일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시공사는 앞서 지난 1월에도 한 차례 입주 예정일을 연기한 바 있다. 시공사는 △ 코로나19 팬데믹 △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자재 운송 지연 및 수급 지연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의한 주요 원자재 품귀 현상 등으로 입주 예정일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입주 연기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 없이 일방적인 통보라는 것이 수분양자들의 입장이다.

일부 수분양자들은 입주 예정일에 맞춰 이사를 준비하다 입주 연기로 인해 월세를 연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수분양자 A씨는 “4월 전세 만료 후 입주할 예정이었으나 지속된 입주 연기로 인해 월세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 월세의 경우 월세가 100~110만원”이라며 “예정에 없던 월세를 내야 하는 게 너무 억울하고 화난다. 입주 시점에 맞춰 주문한 가구도 계속 연기할 수 없어 곤란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두 차례 연기에도 모호한 입주 일정은 수분양자들의 불안감은 더하고 있다. 수분양자 김모씨는 “분양 이후 정확한 입주 날짜에 대한 안내를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라며 “이사 준비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수분양자 장모씨도 “분양 일정 연기에 대해 제대로 안내받지 못해 분양홍보관까지 찾아갔으나 모른다, 문제없다는 식으로만 일관했다”라며 “입주 연기에 대해서도 우편물로 정보를 줄 뿐 소통을 안 한다. 폐쇄적으로 소통해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서울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 아파트 내부 침실 수평이 맞지 않는 모습. 독자 제공

사전점검 진행 이후 수분양자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신축 아파트 사전점검은 주택법에 따라 입주 지정기간 45일 전에 이틀간 진행하는데 수분양자들이 본 현장은 공사판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사전점검일 2주 전부터 아파트 현장을 방문하며 문의했는데 일정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더니 당일 마주한 집은 아파트 하자와 미시공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라고 비판했다. 김씨도 “입주를 코앞에 두고 방문한 아파트는 공사판”이라며 “주차장은 시멘트만 발라둔 상태고 공용시설은 공사가 시작도 안 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오는 7월 주택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앞두고 시공사가 무리한 사전점검을 진행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씨는 “시공사 관계자가 수분양자들에게 7월에 법 개정을 앞두고 준공 승인을 받으려고 사전점검을 빨리하는 거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김씨는 “집이 미완성된 상태라 사전점검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라며 “무리한 공사로 인해 안전 우려가 크다. 안전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점검 없이 입주하는 상황이 걱정된다”라고 호소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7월부터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아파트는 입주예정자 사전점검을 진행하지 못 하도록 제한할 예정이다. 

해당 아파트는 3월 기준 준공률 83%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주차장과 공용시설부터 아파트 내부 계단 난간 설치 등이 남아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다음 달까지는 공사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3월 기준 준공률 83%면 기한 내 준공하는 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파트 사전대행 점검 회사 관계자도 “아파트 사전점검은 세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공용 공간, 집 내부에 자재가 쌓이거나 공사가 덜 된 상태로 사전점검을 진행하는 곳도 일부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입주자들의 불안이 큰 만큼 해당 지자체는 2차 사전점검을 시공사에 요청했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공사가 덜 된 부분에 대해 입주자들의 민원이 있어 시공사 측에 추가 사전점검을 통해 살피는 방안을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쿠키뉴스는 시공사의 입장도 들어보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지난 18일 수분양자들이 다음 달 입주를 앞두고 방문한 사전점검 안내문에서 오는 7월 중순으로 입주가 연기된 모습. 독자 제공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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