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4일 대입전형위원회를 열고 각 대학이 제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안을 심의·확정하는 가운데 의과대학 교수단체가 의대 증원 집행정지 재항고심을 맡은 대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원서를 낼 계획이다.
전의교협은 앞서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재판부(서울고법 행정7부)가 기각·각하 결정을 내놓자 즉시 재항고했다. 이 사건은 지난 23일 대법원 특별2부에 배당됐다. 전의교협은 의대 정원 증원·배정 과정에 절차적 위법성이 있었으며, 항고심 재판부가 내린 공공복리 평가에서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충북대 사례를 들어 현재 교육 여건상 의대 증원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비판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현재 정원이 49명인 충북대에 2025학년도 증원분으로 151명이 늘어난 200명을 배정했다. 이후 충북대는 기존 49명이던 정원을 200명으로 늘리되 내년도는 50%만 반영해 125명을 모집하는 내용의 학칙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전의교협은 이날 기자회견 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교육 기본·지원시설이 모두 49명으로 맞춰져 있어 151명 증원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과다 인원으로 인해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며 “새로운 시설이 마련되려면 최소 4년 이상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부족한 교수 인력이 갑자기 늘어날 수가 없다. 한 명의 기초의학 전공자를 양성하는 데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라며 “충북에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서울로 올라오는 현 의료전달체계의 모순 속에서 200명의 의대생을 교육시킬 수 있는 대규모 교육병원을 유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남의대 사례도 들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증원은 이미 지난 여러 정부에서 수차례 무더기로 이뤄졌다. 잘못 신설된 서남의대 폐교 사례를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10% 이상의 증원은 사실상 의대 신설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의학교육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8년 폐교한 종합대학인 서남의대는 의료계가 제시하는 대표적 부실 의대 운영 사례다. 당시 서남의대 재학생들은 전북의대와 원광의대로 편입학해야 했다.
의대 정원을 늘리지 않아도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을 문제없이 시행할 수 있다고도 했다. 전의교협은 “지역·필수의료 문제는 기피와 선호에 따른 의사의 분포 문제이지 총 의사 수에 따른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 사회에 대한 다층적 이해 없이 의료개혁을 의사 증원만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오히려 공공복리에 심대한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교협은 이날 오후 제2차 대학입학전형위원회를 열고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 심의에 돌입한다. 내년도 전국 의대 40곳의 총 모집 인원은 4567명이다. 전년보다 1509명 늘어난 수치다.
이날 심의 대상에 오르는 시행계획엔 늘어난 의대 모집 인원을 대학별로 어떻게 선발할지가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 수시⋅정시 비율이 포함됐다. 대교협이 시행계획을 승인하면 각 대학은 이달 31일까지 수시 모집요강을 각 홈페이지에 공개할 계획이다.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사실상 내년도 의대 증원은 확정된다. 대교협은 이날 심의한 결과를 오는 30일 발표할 예정이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