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건설업계, 구조조정‧급여 감축 ‘찬바람’

꽁꽁 얼어붙은 건설업계, 구조조정‧급여 감축 ‘찬바람’

기사승인 2024-06-09 06:00:02
2022년 11월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곽경근 대기자 

건설업계 침체가 장기화되며 건설사들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사업성이 낮은 사업 수주를 기파하는 데 이어 인원 감축, 급여 삭감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인건비 축소를 위해 구조조정, 성과급 미지급, 희망퇴직 등을 유도하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나타났다.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각각 지난해 성과급과 올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상무급 이상 임원 전체 급여를 10%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인원 감축도 이어지고 있다. DL이앤씨는 주택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다. 정확한 인원과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대우건설은 최장 2개월 유급 휴직제를 도입했다. 휴직 기간 기본급 50%가 지급된다. 대우건설은 전 직원 대상 ‘리프레시 휴직’ 제도라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사 물량 감소에 따른 비용 절감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소형 건설사는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누적 부도 건설업체는 총 14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곳) 대비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2019년(25곳) 이후 최대치다.

건설업계는 앞서 지난 4월부터 위기설이 불거졌다. 건설사들은 건설경기 침체 속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높아지며 위기설에 휩싸였다. 롯데건설과 쌍용건설 등을 포함한 대형 건설사 9곳은 PF 대출 규모가 자기자본 100%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자본잠식 상태인 태영건설을 포함해 △ 코오롱글로벌(351.7%), △ 두산건설(300.8%), △ SGC E&C(289.6%), △ 신세계건설(208.4%), △ 롯데건설(204.0%), △ 쌍용건설(192.4%), △ 금호건설(158.8%), △ 서한(129.9%) 등 이다.

중대형 건설사들의 현금 유동성도 악화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올해 1분기 2조원 이상의 마이너스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악화는 지출 대비 수입이 적은 것으로 기업 자금 사정이 나빠진 것을 의미한다. 업체별로는 △ 현대건설 -8747억원 △ SK에코플랜트 -4214억원 △ 포스코이앤씨 -3541억원 △ 대우건설 -2840억원 △ 태영건설 -289억원 △ 삼성엔지니어링 -1841억원 등 18개사가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대규모 PF만기 도래를 앞둬 업계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올해 부동산 PF 만기 도래 차입금 규모가 가장 큰 건설사는 현대건설(7조2790억원)로 전체 대출 잔액의 73.5%로 집계됐다. 이어 롯데건설 4조5351억원(84.2%), GS건설 2조393억원(61.8%), 대우건설 1조4233억원(86.6%), 코오롱글로벌 1조3642억원(70.0%) 순이다.

전문가는 업계의 구조조정은 시장 불황으로 인한 당연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특히나 좋았다, 안 좋았다를 반복한다”라며 “현재 인력 시스템이 주택경기가 좋았던 시점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지금 시점에 맞춰 인력 조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불황은 당분간 지속 되지만 시장 충격은 적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내년까지 PF로 인한 불황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현재 PF 부실 등 문제가 되는 사업장은 미국 기준 금리 급등 이전에 추진됐던 사업들이 문제이며, 현재는 건설사들이 수주를 안 하거나 사업성이 높은 곳들만 수주하고 있기에 3~4년 후엔 자연적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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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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