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이 신임 감독 선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유쾌하게 밝혔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중국과 홈경기에서 후반 16분 터진 이강인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3차 예선 1시드를 확보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아시안컵, 대표팀 경기로 인해 정말 재밌는 시즌이었다.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던 시즌”이라면서 “한국에서 마무리할 수 있게 돼 기뻤다. 재밌는 경기, 환경 만들어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시드를 확정한 점에 대해 손흥민은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차피 최종 예선에 가면 강팀들과 경기해야 한다. 매 경기 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이 해야 할 것을 해야 한다. 이번 소집은 선수들이 칭찬받아 마땅하다. 교육적으로 하나하나 신경 썼다. 이 부분이 경기장에서 다 나타났다. 주장으로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손흥민은 중국 관중 야유에 이례적인 도발을 하기도 했다. 전반 43분 손흥민의 돌파가 중국 수비진에 막혔다. 이때 중국 관중이 바로 앞에 있었고, 이들은 손흥민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손흥민은 여유롭게 ‘3-0’을 뜻하는 손가락 3개를 폈다. 지난해 11월21일 한국은 중국과 2차 예선 원정 경기에서 3-0으로 대승을 거둔 바 있다. 이날도 3-0 승리를 거두겠다는 손흥민의 도발이었다.
손흥민은 “야유받을 행동을 하지 않았다. 나는 중국을 존중했는데 심각하게 야유하더라. 여유롭게 대처하고 싶었다”면서 “지난해 3-0으로 이겼던 게 떠올랐다. 흥분하지 않고 잘 받아들이려 했다. 한국은 어떻게 보면 우리 집이다. 집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팬들도 무시한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127번째 A매치를 치른 손흥민은 통산 출전 기록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이영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는 “이렇게 많이 뛸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몸 상태가 되는 것도 너무나 감사하다.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준 코치들과 선수들 팬분들에게 고맙다”면서 “너무 오래 하고 싶다.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계약 기간 1년 남은 소속팀 거취에 대해 손흥민은 “아직 드릴 말씀이 없다. 정확하게 오고 간 사실이 없는데, 얘기가 나오는 것이 조금 불편하다”면서 “나는 토트넘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계약 기간 동안 내가 가진 것을 다 보여주겠다. 계약 기간이 충분히 남아있다. 내가 해야 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완벽한 선수가 없는 것처럼, 원하는 감독을 데려오려면 세계적인 명장이 와야 한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아쉽기도 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 좋은 감독이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보다는 협회가 어떤 축구를 원하는지가 중요하다. 시간이 꽤 걸리고 있다. 잘 선택할 거라 믿는다. 9월까지 시간이 있으니, 진행 과정을 여유롭게 지켜봐 주면 좋겠다. 그게 선수들, 축구팬들에게도 도움일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상암=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