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지방 투자자들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매입 비중이 늘어나는 가운데 서울 거주자들은 마포·용산·성동구 등 ‘마용성’ 매수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는 소유권이전 등기를 기준으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서울 주요 자치구의 거주지별 매입 비중 추이를 분석한 결과 서울 거주자 사이에서 마용성 매수 비중이 강남 3구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1분기 강남 3구의 외지인 매입 비중은 24.6%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 주요 자치구에서 가장 높은 외지인 매입 비중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22.3% 대비 2.3%P 증가한 것으로 자치구별로는 서초구가 25.5%, 송파구가 25.4%, 강남구가 22.9%였다. 지난해 하반기 가격 조정으로 저점 인식이 자리 잡고 지방 부동산 매수 심리가 위축돼 ‘똘똘한 한 채’를 찾아 다시 강남 3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서울 투자자들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선택했다. 1분기 서울 거주자 매수 비중은 마용성이 75.5%를 차지해 강남 3구(68.5%)를 7%P 웃돌았다. 타 자치구에 거주하는 서울 투자자 매수 비중이 전 분기 대비 6.8%P 증가한 결과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을 살펴봐도 강남 3구는 6.2%P 감소했지만 마용성은 9.7%P 증가하며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연구원은 “서울 갭투자 거래 중 강남 3구와 마용성 비중 추세를 보면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마용성 갭투자 비중이 17%를 기록하며 강남 3구 15.7%를 역전했다”며 “갭투자 건수도 마포 30건, 성동 38건으로 강남 23건, 서초 20건을 상회한다. 서울 타 자치구 거주자들이 갭투자를 통해 마용성 부동산을 매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마포구와 성동구 갭투자 증가에는 강남 3구 규제에 대한 반사이익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주택자가 비규제지역에 갭투자를 할 경우 취득세와 종부세 중과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 기준 지난해 가격 누적 증감률이 마포구 -1.29%, 성동구 0.03%에 그쳐 강남구(0.65%), 서초구(0.84%), 송파구(3.79%) 보다 가격 회복이 덜하다는 점도 투자 수요를 유인했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는 갭투자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용성 갭투자 비중이 17%에 달했지만,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 지역은 9.6%에 그쳤다. 남 연구원은 “갭투자 형태가 투자금을 최소화하고 단기 매매거래로 수익률을 우선하는 투자자 중심에서 투자금을 늘리더라도 똘똘한 한 채를 선점하고자 하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