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공사비 갈등으로 인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청담삼익아파트 주택재건축사업 현장에 공사 중지를 예고하는 현수막이 전일부터 걸렸다. 롯데건설은 3개월 이내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사 중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현수막을 통해 2021년 12월 착공 후 약 4855억원(직접공사비 2475억원, 대여금 1080억원, 사업비 1300억원)을 투입하고 있으나, 조합이 도급 계약상 의무(일반분양, 조합요청 마감재 변경에 따른 공사 기간 연장, 도급공사비 정산 등)를 이행하지 않고 있어 공사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청담삼익아파트 조합은 지난 2017년 롯데건설과 공사비 3726억원에 시공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5월 조합과 시공사는 58% 인상된 6313억원으로 공사비를 협의했다. 이로 인해 조합원 내분이 일었고 공사비를 협의한 조합장이 지난해 7월 자진사퇴했다.
최근 건설 자잿값 인상으로 인해 시공사와 조합의 공사비 인상 갈등이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 신청은 2019년 단 3건에 그쳤으나 2020년 13건, 2021년 22건에서 지난 2022년 32건, 지난해 30건으로 늘었다. 올해도 지난 5월까지 10건을 돌파했다. 부동산원은 최근 하반기 30건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청담 르엘 현 집행부는 지난 2월 한국부동산원에 전 집행부가 협의한 공사비 검증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사비 검증은 시작되지 않았다. 공사비 검증은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요청할 때 시행사나 정비사업 조합이 부동산원에 검증을 의뢰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조합이 시공사와 합의를 거쳐 진행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5월 말 기준 공정률이 50%에 달하지만 일반분양이 무기한 미뤄지면서 공사비 수금은 5.6%에 그치고 있다”라며 “일반 분양 지연, 마감재 및 레이아웃 변경으로 인한 도급공사비증액 거부 등으로 인해 공문을 보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만하게 조합과 합의가 되길 바라지만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계약에 따라 90일 이후인 9월 1일부터 공사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청담르엘’은 지하 4층~지상 35층 1261가구로, 이 중 일반분양분은 149가구다. 오는 하반기에는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공사 중단 사태로 분양 시기는 불투명해졌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