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월계동 동신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조합 분열로 표류하고 있다. 이주는 물론 연내 철거와 착공도 불확실해졌다.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동신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 간 의견 충돌로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 즉시 해임과 임원 직무 정지 안건을 가결했다.
비대위는 기존 집행부가 시공사 측 공사비 증액 요구를 군말 없이 수용하는 등 사업성 개선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임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조합장은 법원에 해임무효 소를 신청했고, 이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지역 중개업소는 “지금 시공사 선정은 끝났고 올 3분기부터 이주해야 하는데 소송이 걸렸다”며 “사건이 마무리돼야 사업이 진행될 텐데 현재로선 이런 상태”라고 말했다.
동신아파트는 준공된 지 40년이 넘은 구축 건물이다. 향후 지하 4층~지상 25층 아파트로 새 단장한다. 공급물량은 1070가구(분양 1004가구⋅임대 66가구)다.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며 공사비는 3.3㎡당 657만원이다.
HDC현산은 앞서 재건축 사업권을 따기 위해 △가구당 사업촉진비 5억원 △미분양 발생 시 100% 대물변제 등을 조건으로 걸었다.
HDC현산 관계자는 “조합장이 해임되고 내부에서 정리가 잘 안 됐다”며 “공사비는 지난해 11월에 합의됐다”고 밝혔다.
동신아파트 재건축은 조합설립추진위 승인부터 관리처분인가까지 17년이 소요됐다. 다만 조합 갈등이 지속되면서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더 많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주가 늦어지면서 금전 부담도 고스란히 조합원 몫이 됐다.
단지에서 만난 주민은 21일 “조합이 임기가 끝난 임원을 새로 뽑아야 하는데 안 뽑았다”며 “그래서 비대위가 조합장을 해임시켜버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주는 물 건너갔다”라며 “소송 중이라 그 전엔 아무것도 못 한다”고 토로했다.
사건에 관한 조합 입장을 들어보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