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이 띄운 ‘핵무장론’…한동훈·원희룡·윤상현은 ‘절레절레’

나경원이 띄운 ‘핵무장론’…한동훈·원희룡·윤상현은 ‘절레절레’

“국민의힘 당대표 되면 핵무장 원칙 당론으로 정하겠다”
한동훈·원희룡·윤상현, 반대 입장
한동훈 “국제사회 제재 문제”

기사승인 2024-06-26 09:41:43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나경원 후보. 연합뉴스

‘한국 핵무장론’이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는 “지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핵무장을 고민해야 한다”며 연일 자체 핵무장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반면 한동훈·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나 후보는 26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국제정세를 반영한 핵무장’, ‘평화를 위한 핵무장’, ‘실천적 핵무장’ 등 ‘핵무장의 3원칙’을 당론으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차원의 보다 세밀한 정책적 준비와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전개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나 후보는 “북핵은 고도화되고 있으며, 북·러협력 등 국제정세도 우리 대한민국 안보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견고한 한미동맹으로 억제력이 작동하고 있지만, 미래 안보환경 변화까지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국제사회의 역사는 외부의 위협을 억제할 ‘힘이 있는 국가’만이 생존해 왔음을 보여준다. 지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핵무장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제 핵무장 고민은 3가지 내용을 담았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우선 “첫째, 국제정세를 반영한 핵무장”이라며 “한미 간 협력을 통한 핵무장이다. 동맹국인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를 견인해 내겠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또 “생존을 위한 자위권 차원의 핵무장이나 영구히 핵무기를 보유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과의 핵 군축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해 내고, 평화를 회복하는 핵무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관계나 국제규범으로 인해 핵무기 개발이 제한된다 해도, 핵무기를 단기간 내 개발할 수 있는 준비는 당장 하겠다”며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담보하겠다”고 했다.

앞서 전날 국민의힘 당권주자 4인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한동훈 후보는 핵전력 강화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나 의원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 후보는 “국제 정세는 늘 변하기 때문에 동맹에만 의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일본처럼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 갖추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필요하다”며 “그 잠재력을 갖추는 것 정도가 국제 제재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현실적으로 실효적인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윤상현 후보 역시 “지금 당장 핵무장은 힘들다”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윤 후보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와 접견한 후 기자들과 만나 “핵무장은 국제적으로 외교적 고립 불러일으킬 뿐”이라며 “한반도 비핵화 선언 지키는 한도 내에서 한반도 영해 바깥에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 전략자산 갖다 놓고 한미 간 핵 공유 협정 맺는 게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꼬집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독자적인 핵무장 추진이 말로 되는 것은 아니다. 당장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러 군사동맹 강화로 우리도 자체 핵무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 심정에는 충분히 동의한다”면서도 “우리는 지난해 한미 양국 간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우산 강화’ 성과를 얻었다. 지금은 핵무장에 앞서 워싱턴 선언의 실효성 확보를 통해 대북 핵 억제력을 강화할 때”라고 주장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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