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지난 2022년에 비해 올랐지만, 정신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4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5~69세 국민 3000명을 대상으로 약 3개월간 진행됐다. 지난 조사는 2022년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바 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90.5%는 ‘누구나 정신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답했다. 지난 2022년 83.2%에 비해 인식이 개선된 것이다. ‘정신질환은 일종의 뇌기능 이상일 것’이라는 답변도 2022년 49.3%에서 올해 61.4%로 올랐다.
반면 상대적으로 인식이 악화된 지표들도 있었다.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위험한 편’이라는 응답이 2022년 64%에서 2024년 64.6%로 다소 올랐다. ‘내가 정신질환에 걸리면 몇몇 친구들은 나에게 등을 돌릴 것’이라는 답변도 같은 기간 39.4%에서 50.7%로 증가했다.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 방법을 알고 있다는 비율은 27.9%에서 24.9%로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정신질환 이해도는 4.05점으로 2022년 대비 0.1점 상승했다. 반면 부정적 인식은 2022년 3.15점에서 2024년 3.12점, 수용도는 3.18점에서 3.22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 1년간 정신건강 문제 경험률도 73.6%로 지난 조사(63.8%)에 비해 9.8%p 늘었다. 특히 △심각한 스트레스는 2022년 36%에서 2024년 46.3%로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수일간 지속되는 우울감 36.0%→46.3% △인터넷, 스마트폰 등 중독 36.0%→ 46.3% 등 지표 역시 지난 조사 대비 10%p 이상 증가했다.
정신건강 문제 경험 시 도움을 요청했던 대상은 ‘가족 및 친지’가 49.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정신과 의사 또는 간호사(44.2%), 친구 또는 이웃(41.0%) 순이었다. 주요 우울 장애나 조현병 등 정신질환 사례를 정확히 인식한 비율도 각각 43%, 40%로 다소 낮게 나타났다.
또 ‘정신질환자는 위험하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64.6%인 것과 달리, ‘사례와 같은 정신질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위험하다’라고 응답하는 비율은 △주요 우울 장애 11.9% △자살사고 12.4% △조현병 31.9% 등으로 낮았다.
정신건강 관련 기관 인지도도 개선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인지도는 66.8%로 지난 2022년 65.6% 대비 1.2%p 증가했으나, 그 외 기관이나 상담전화 인지도는 떨어졌다. 정신건강복지센터는 60.6%에서 58.1%로,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는 33.1%에서 23.3%로 감소했다.
곽영숙 국립정신건강센터 센터장은 “2022년 대비 정신건강 문제 경험률이 높아진 것과 달리,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 방법을 아는 비율은 오히려 줄었다”며 “정신건강 문제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며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육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