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변인들의 ‘의문사’에 대해 특검(특별검사)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전 대표 관련 수사가 시작된 이후 그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사 6명이 사망했으니 특검으로 진상을 규명하자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망자들의 죽음은 검찰의 강압 수사 탓이라며, 검찰수사로 인한 의문사 조사를 위한 특검을 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인권연대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검찰 수사 중 자살한 사람이 163명에 이른다”며 “검찰의 살인적인 수사는 야당 전 대표 등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정적을 대상으로 한 수사에서 그 잔혹성이 배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대책위원장인 장경태 의원은 “검찰이 얼마나 무리하고 강압적인 수사를 했으면 이들이 죽음을 선택했을지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 김만배 씨와 돈거래를 한 혐의를 받는 전직 언론사 간부가 최근 사망한 것을 언급하며 “야당 전 대표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원인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윤상현 의원이 제안한 ‘검찰 수사로 인한 의문사 진상 조사 특검’을 수용하겠다”며 “관련 내용을 검토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전에 발의하겠다”고 했다. 다만 “윤 의원이 주장하는 특검이 실시돼야 한다면 이는 ‘정적 탄압 살인 수사 진상 조사’ 특검이 돼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윤상현 의원은 최근 라디오에서 “이재명 전 대표는 단군 이래 가장 많은 비리 혐의 의혹을 받는 분으로, 이 대표 주변 사람들이 6명이 죽어갔다”면서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도 지난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전 대표 주변에서 잇따라 벌어지는 ‘의문스러운 죽음들’에 대한 진실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주변 인물이 사망한 사례는 6차례에 이른다. 지난달 29일에는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 김만배씨와 돈거래를 한 혐의를 받는 전직 언론인 간부 A씨가 충청북도 단양군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3월에는 이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당시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가 성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씨는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 전 회장의 모친상에 이재명 경기지사 대신 조문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전씨가 남긴 유서에는 이 대표를 향해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에는 이 전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 관련 제보자인 이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해 7월에는 이 전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던 4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 2021년 말에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에 대해 수사를 받던 2명이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유리한 수익배분 구조를 설계하는데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은 대장동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는 평가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화천대유에 점수를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던 중 극단 선택을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