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도 첫 희망퇴직…이커머스 ‘빨간불’

SSG닷컴도 첫 희망퇴직…이커머스 ‘빨간불’

11번가·롯데온 등 희망퇴직 잇따라
이커머스 업계 조직 효율화 바람 ‘본격화’

기사승인 2024-07-08 17:41:25
SSG닷컴

신세계그룹 계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인 SSG닷컴이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최근 최훈학 신임 대표 취임 이후 조직 슬림화 작업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지난 5일 오전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 관련 공지를 올렸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2022년 7월 1일 이전에 입사한 근속 2년이 넘은 직원이다. 신청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19일까지며, 퇴직일자는 이달 31일이다.

회사는 신청자의 근속 연수에 따라 월 급여의 최소 6개월부터 24개월 치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 미취학 혹은 초·중·고·대학에 재학 중인 자녀가 있다면 특별 지원금도 준다. 신청자에 한해 재취업 지원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SSG닷컴 관계자는 “이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효율적인 조직을 구성하고 직원 개개인에게는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주고자 이번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며 “희망자에게는 합당한 보상과 함께 새로운 출발에 대한 최선의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희망퇴직은 2019년 3월 SSG닷컴 이마트에서 물적 분할돼 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이마트가 2021년 인수한 G마켓까지 통틀어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사업 부문의 첫 희망퇴직 사례다.

신세계는 지난달 19일 지마켓과 쓱닷컴의 대표를 각각 해임하고, 지마켓을 이끌 새 대표로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SSG닷컴 신임 대표에는 최훈학 전무를 내정했다. 리더십 변화를 통해 위기에 처한 이커머스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지마켓의 정 신임 대표는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겸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골드만삭스, 크레딧스위스 등에서 근무했고 쿠팡 재무 임원으로도 재직했다.

SSG닷컴은 영업본부장을 맡아온 최훈학 전무가 대표를 겸직하면서, 그로서리 및 물류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기존 4개 본부(D/I·영업·마케팅·지원) 체제를 2개 본부(D/I·영업)로 줄이는 등 조직을 통합했다.
 
SSG닷컴은 효율성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1030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도 1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SG닷컴은 2019년 818억원의 적자를 내며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1년을 기점으로 연 적자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5년간 영업 적자만 4500여억원에 달한다.

SSG닷컴을 비롯해 희망퇴직은 이커머스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경기 불황과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일제히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이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부문인 롯데온은 지난달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11번가도 지난해 말과 올해 3월 연달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일각에선 SSG닷컴과 함께 수장이 교체된 G마켓의 희망퇴직 여부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수 침체 상황 속에서 쿠팡의 영향력과 중국 C커머스 기업 공세까지 이어지자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C커머스 침공과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기업들이 수익성 개선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에 줄줄이 나서는 분위기”라며 “군살 빼기에 돌입하며 내실 다지기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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