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SK E&S와 합병을 결정한 가운데 양사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주당 가치 희석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안을 의결했다. 다음달 27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승인될 경우 합병법인은 오는 11월1일에 공식 출범하게 된다.
합병의 관건으로 꼽혔던 양 사의 합병 비율은 1대 1.1917417로 정해졌다.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은 기준시가를 적용했고, 비상장사인 SK E&S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가준 평균한 값을 합병가액으로 산출했다.
주총에서 합병을 승인하면 합병 비율에 따라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이 합병신주를 발행해 SK E&S 주주인 SK에 4976만9267주를 교부한다. SK이노베이션 신주는 11월20일 상장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합병 후 SK의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은 36.22%에서 55.9%로 증가할 예정이다.
현대차증권은 이번 합병이 SK이노베이션에 중장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SK E&S의 발전 사업 수익성이 동종업계 내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것이란 판단에 기인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 E&S 사업은 주로 LNG발전과 도시가스 사업으로 구성됐다. 특히 LNG발전 사업은 미국 Freeport, 인도네시아 탕구 등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LNG를 직도입해 원가 경쟁력이 높다”며 “높은 급전 순위 및 원가 경쟁력으로 동종 업계 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연간 6000~7000억원 수준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할 수 있어 이를 통한 재무부담 완화, 주주환원 정책, 성장 동력 투자 등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합병이 SK이노베이션의 재무부담을 줄이지만, 주당 가치 희석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주주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단 주장도 나온다. 합병을 통해 순자산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증가하지만, 주당 순자산은 감소할 수 있어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합병으로 지배주주 순자산 규모는 22조8000억원에서 29조6000억원으로, 30% 증가한다. 아울러 자산과 순차입금은 각각 22%(86조4000억원→105조7000억원)와 18%(18조6000억원→22조원) 늘어나게 된다”며 “EBITDA 현금창출능력은 3조4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52% 높아진다. 통합 후 SK이노베이션의 발행 주식 수는 58% 증가한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주총에서 합병이 승인되면 재무부담 축소로 주가 방향에 긍정적일 것”이라면서도 “SK E&S 합병으로 순자산가치는 27% 증가하나 발행주식수가 58% 늘면서 주가 눈높이는 10~20% 낮아질 수 있다. 주주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