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군무원 A씨가 ‘블랙요원’의 신상정보를 유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여야는 ‘간첩법 개정안’ 불발의 책임을 서로에거 떠넘겼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보사의 블랙요원 실명 유출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간첩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로는 우리 안보를 지킬 수 없다. 민주당 때문에 간첩법이 통과되지 않았으니 찬성만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대화로 나라를 지킨다고 했지만 그렇지 않다”며 “지난 정부는 국정원의 방첩 역량을 떨어뜨렸다. 대공수사는 정보의 영역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같은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대표가 본질을 흐린다고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일 “민주당이 간첩법 개정을 반대해 처벌이 어렵다는 주장은 황당하다”며 “이 때문에 기밀이 유출된 것이냐. 군사기밀보호법이 멀쩡히 있는데 처벌이 안 된다는 주장은 무슨 해괴한 소리냐”고 받아쳤다.
이어 “군 정보부대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사안이 발생한 책임을 덮으려고 야당 탓을 하려는 것 같다”며 “집권 여당 대표가 심각한 안보 참사에 대해 사과를 하진 못하고 야당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 하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허위사실을 주장한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며 “심각한 기강 해이와 안보 무능에 대해 성찰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