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제 SK하이닉스 부사장 “HBM 1등 성공신화 이어갈 것”

이규제 SK하이닉스 부사장 “HBM 1등 성공신화 이어갈 것”

기사승인 2024-08-05 14:23:42
이규제 SK하이닉스 부사장(PKG제품개발 담당).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성공신화’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규제 SK하이닉스 부사장은 5일 SK하이닉스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HBM 개발 과정과 향후 방향 등을 밝혔다. 

이 부사장은 HBM의 핵심 기술인 TSV와 관련해 운을 뗐다. TSV는 여러 개의 D램 칩에 수천개의 구멍을 뚫고 이를 수직 관통 전극으로 연결해 HBM의 초고속 성능을 구현해 주는 핵심 기술이다. 20여년 전부터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았으나 불확실성으로 인해 업계에서는 누구도 선뜻 뛰어들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퍼스트펭귄’처럼 HBM을 위한 첫 출발을 끊었다. 연구 끝에 기존 최고속 그래픽 D램 제품인 GDDR5보다 4배 이상 빠르며, 전력 소모량은 40% 낮고, 칩 적층을 통해 제품 면적을 획기적으로 줄인 최초의 HBM을 탄생시켰다. 

이 부사장은 “SK하이닉스도 처음에는 망설이는 회사들 중 하나였다”면서 “미래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고성능과 고용량을 동시에 구현할 TSV기술과 적층을 포함한 WLP 기술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해 2000년대 초반 적극적 연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개발에 성공했지만 성과를 이루기까지는 순탄하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리고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잡게 된 시점은 3세대 제품인 HBM2E 개발에 성공한 지난 2019년의 일이다. 신기술인 MR-MUF를 HBM2E에 적용하며 HBM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간 사이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이 부사장은 “HBM을 최초로 개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시장과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준 이상으로 품질과 양산 역량을 끌어 올려야 했다”며 “신속한 고객 대응을 위해 유관 부서의 리더들이 빠르게 기술 관련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결과를 분석, MR-MUF의 안정성을 검증해 냈다. 경영진과 고객을 설득해 적기에 이 기술을 3세대 HBM2E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세대 12단 HBM3와 5세대 HBM3E 개발에 연이어 성공했다. 성공의 1등 공신으로 MR-MUF 기술을 고도화한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이 꼽힌다. 이 부사장은 “기존 MR-MUF 방식으로는 12단 HBM3의 더 얇아진 칩들이 휘어지는 현상 등을 다루기 쉽지 않았다”며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개발, 세계 최고 성능의 HBM3E를 양산하게 됐다. 이는 SK하이닉스의 HBM 1등 기술력을 더 공고히 하는 데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했다. 

HBM 리더십을 지켜가기 위해 다양한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점도 강조됐다. 표준 규격에 따라 제품 두께는 유지하면서 성능과 용량을 높이기 위한 ‘하이브리드 본딩’ 등이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꼽힌다. 이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방열 성능이 우수한 기존 어드밴스드 MR-MUF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면서 새로운 기술들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고객과의 긴밀한 소통도 언급됐다. 이 부사장은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품질과 양산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제공했기 때문이다. 기술력 확보는 물론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패키징 개발 조직에서도 고객과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을 빠르게 파악해 제품 특성에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회사 고유의 협업 문화를 더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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