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사저 매각’ 김홍걸 “정치권 전화 한 통 없어…민간기념관 될 것”

‘DJ 사저 매각’ 김홍걸 “정치권 전화 한 통 없어…민간기념관 될 것”

“문화재 지정 신청 했지만 거부당해…매각은 차선의 결과”
“사저 매입자, 공간 보존 원해…무료 개방될 것”
박지원 ‘전재산 기부’ 주장엔 “전화 한 통 없이 어떻게?”

기사승인 2024-08-08 14:59:26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5월 국회에서 열린 여성인권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황인성 기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3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동교동 사저 매각 논란과 관련해 “차선의 결과였다”며 “사실상 민간 기념관이 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야권에서 매각 결정을 두고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 “정작 정치권에서 전화가 한 통도 온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김 전 의원은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부모님은 공공 차원에서 기념관이 만들어지길 바라셨지만 그렇게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다만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최악의 결과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지난달 2일 동교동 사저를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를 운영하는 박모씨 등에게 100억원에 매각했다. 

그러면서 “(매입자는) 건물 낡은 부분을 새로 단장해서 두 분 어른께서 계셨던 공간을 보존해 주겠다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와서 볼 수 있게 해 주고, 사실상 민간의 기념관이 되는 것이다. (매입자는) 단순히 저에게 부동산 거래 상대가 아니고 독지가이자 후원자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저는 국회의원을 그만뒀기 때문에 아무 수입도 없다”며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동교동 사저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1년 이상 (상속세) 독촉을 받아왔다. 그 돈을 계속 못 낸다고 하면 난 국세 체납자가 되고 집은 경매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돈을 마련해서 그 집을 제 명의로 유지를 계속한다고 해도 몇 년째 사람도 드나들지 않고 집은 점점 폐가가 돼가고 그냥 제 명의로 소유만 하고 있어서는 의미가 없다”고 당위성을 내세웠다. 

김 전 의원은 사저의 문화재 지정을 시도했지만 요건 충족이 되지 않았고, 근저당 설정도 되어 있어 불발됐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4년 전 서울시 공무원들의 권유를 듣고 문화재 지정 신청을 했다가 바로 거부됐다”며 “퇴임 전에 옛날 집을 부수고 새로 지었기 때문에 건물이 그리 오래된 게 아니다. 50년이 넘어야 한다는 규정을 맞추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전 의원은 17억원가량의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부담하겠다는 뜻을 국세청에 밝혔는데, 그 과정에서 사저에 근저당이 걸렸다고 부연했다. 그는 “서울시에서 그 집에 근저당이 걸려 있어 규정상 손을 댈 수 없다고 했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매각 결정 전 동교동계·김대중 재단과 상의가 없었냐는 질문에 “작년 초 권노갑 이사장을 비롯한 김대중재단 분들이 맡아서 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분들이 내놓은 방안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다. 기부받고 모금하는 게 어려운 일이다 보니 돈이 턱없이 모자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봄부터 그분들도 (사저를) 어떤 독지가가 매입해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건 알고 계셨다”며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에게 사정을) 간단히 말씀드리니 ‘알아서 잘 정리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정치권이 사전에 사저 매각 사실을 알고도 자신에게 연락하지 않았다며 “전화 한 통 온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박지원 의원을 포함해서 여러 분들이 사저를 되찾아와야 한다는 우려를 하셨다. 그러나 최소한 내용을 제일 잘 아는 저나 새로 매입하신 분, 당사자 둘 중 하나는 접촉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 같은 경우 전 재산도 내놓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어머니 돌아가신 후로 동교동 일과 관련해 저한테 전화를 주신 적이 없다”며 “어떻게 전 재산을 내놓으신다는 건지 저나 새로운 매입자와 상의를 안 하신 상황에서 해결책이 나올 수가 있는 건지 저는 좀 어리둥절할 뿐”이라고 말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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