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초래한 티몬과 위메프 계열사들이 잇따른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는 희망자에 한해 오는 14일 일괄 권고사직을 진행한다. 사측은 지난 7일 이같은 내용의 구조조정을 공지하고, 다음날 전 사원을 대상으로 퇴직 희망 조사를 마쳤다. 권고사직으로 처리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회사 측은 “고객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기업 회생 절차 신청으로 서비스 대금을 받지 못해 심각한 경영상의 위기에 직면했다”며 “당월 급여 지급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고 퇴직금 지급도 불투명해 불가피하게 긴급 구조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큐텐의 기술 부문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는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등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을 관리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했다. 해당 플랫폼의 재무·법무와 같은 주요 업무 기능이 모두 큐텐테크놀로지로 통합됐다.
또다른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도 오는 11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청자에게는 8월분 임금을 보장하고 이달 31일까지 유급 휴가를 지원한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잔류 인원에 대해선 인력 재배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희망퇴직 신청 및 내부 구조조정에 따른 조직개편과 직무 변경, 임금 지급 지연 또는 분할 정산 등을 고지했다.
현재 인터파크커머스에 남아있는 인원은 20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티메프 사태 직후 판매자가 줄줄이 이탈하며 자금 경색 위기를 맞았다. 지난달 말부터는 정산이 지연되는 상황에 처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달 30일 판매자센터에 공지를 통해 “인터파크 쇼핑, 인터파크 도서, AK몰은 최근 발생한 티몬, 위메프 판매 대금 미정산 영향으로 판매 정산금을 수령하지 못했다”며 정산지연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3월 큐텐에 인수된 인터파크커머스는 인터파크쇼핑과 인터파크도서, AK몰을 운영하고 있다. AK몰 직원들도 희망퇴직·권고사직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자금 유동성 위기가 부도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의 상당수 직원이 이미 이탈한 가운데 퇴직금 정산도 녹록치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무 사정 악화는 물론이고 회사가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지 않아 사실상 퇴직금 지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 여행·숙박·항공권 환불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의 ‘집단 분쟁조정’ 신청이 9일 마감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 피해 고객의 집단 분쟁조정 신청 수는 전날 오전 9시 기준 6677건이 접수됐다.
이번 집단 분쟁 조정의 당사자는 여행상품 판매자와 중개플랫폼인 티몬·위메프 모두가 해당된다. 조정안에는 환불자금이 없는 티몬·위메프뿐 아니라 여행사의 소비자 피해 구제 방안도 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