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었다 폈다, 얇고 선명”…끝없이 진화하는 디스플레이 [가봤더니]

“접었다 폈다, 얇고 선명”…끝없이 진화하는 디스플레이 [가봤더니]

- 2024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 14일 개막
- 삼성·LG 등 주요 기업 참여…최신 기술 총망라
- TV·컴퓨터 ‘화질 경쟁’ 넘어 차량 등 산업 전반으로 확장

기사승인 2024-08-15 06:00:09
지난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4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가 개막, 오는 16일까지 진행된다. 사진=김재민 기자 

“화질은 물론, 얇으면서 튼튼하고, 유연성까지 갖춘 디스플레이가 이미 보편화돼 있어요. 머지않은 미래엔 가전·전자·차량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 어느 곳에서나 그동안 예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마주할 수 있을 겁니다.”

‘Wake the Frame’. 말 그대로 틀을 깨고 있는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함께 더욱 선명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4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에는 디스플레이 대표 기업 삼성·LG를 포함, 약 157개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이 참여해 각종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슬로건 ‘Wake the Frame(틀을 깨다)’을 내건 이번 전시회는 오는 16일까지 진행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5형 원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부터 멀티 폴더블 OLED, 초대형 QD-OLED까지 총 42종에 이르는 혁신 제품을 선보였다. 부스 메인 공간에 자리한 요리사 복장의 ‘로봇 쇼호스트’는 오른손으론 삼성의 폴더블폰을 수차례 접었다 펴고, 왼손으론 폴더블폰 화면에 나타난 생고기를 부엌칼로 자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내구성을 강조해 방문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14일 삼성디스플레이 부스에서 방문객들이 관람을 하고 있다. ‘Extreme Robo-Challenge 존’에선 로봇 쇼호스트가 삼성 폴더블폰의 내구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김재민 기자 

게이밍존에서 볼 수 있는 삼성의 대표 기술인 QD(퀀텀닷)-OLED로 제작된 모니터(31.5인치 기준)는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모니터 주사율(144Hz)보다 높은 240Hz까지 재현이 가능하며, 휘도(밝기) 역시 최대 1000nit(1니트는 촛불 하나의 밝기)까지 지원한다. 삼성디스플레이 부스 관계자는 “QD-OLED는 색 재현성, 명암비, 반응속도 등에서 기존 제품 대비 높은 스펙을 갖고 있다”면서 “향후 내구성을 높여가기 위해 더 나은 재료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은 360도로 접을 수 있는 플립형 폴더블 ‘플렉스 인앤아웃’, 마치 팜플렛처럼 안팎으로 두 번 접히는 ‘플렉스 S’, 폴더블과 슬라이더블 두 가지 기술을 결합한 ‘플렉스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멀티 폴더블 OLED를 선보였다. 특히 ‘슬라이더블 플렉스 솔로’는 화면이 펴질 경우 기존 13인치에서 최대 17.3인치까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및 차량용 OLED 혁신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83인치 초대형 TV에 접목된 ‘메타(META) 테크놀로지 2.0’ 기술은 휘도를 기존 대비 약 42% 향상시켜 현존 OLED TV 패널 중 가장 밝은, 최대 휘도 3000nit를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 부스 관계자는 “최적화된 MLA+(Micro Lens Array+)를 통해 렌즈 각도를 최적화해 광효율을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및 차량용 디스플레이 혁신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14일 LG디스플레이 부스에 전시된 자율주행 컨셉 차량 내에 다양한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는 모습. 사진=김재민 기자 

운전대가 없는 자율주행 컨셉의 차량 대시보드엔 ‘초대형 필러투필러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가 탑재돼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의 공간을 가득 채웠으며, 명암비·터치 정확성을 높이면서 시야각 제어 기술 등도 추가 접목했다. 탠덤(Tandem) 구조의 P-OLED는 높은 화질을 토대로 ‘주행 시인성’을 높이면서도 유연하게 구현할 수 있어 차량에 다양한 모양으로 접목될 수 있다. 여기서 ‘P’는 플라스틱을 뜻한다.

이번 전시회에선 업계 대표 기업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의 성장을 눈여겨볼 수도 있다.

셀코스의 자회사 메이(May)는 LCOS(Liquid Crystal On Silicon, 실리콘액정표시방식) 기술을 활용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2인치 이하) 패널을 양산,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체 공정 제조 라인을 갖고 있다. LCOS를 통해 크기가 0.28인치에 불과함에도 4K의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AR/VR, 빔 프로젝터, 홀로그램 키트 등 제품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주)이즈소프트는 AR/VR,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등으로 제작된 완제품의 성능을 측정하는 ‘LMK NED’ 등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즈소프트 부스 관계자는 “완제품의 출시 전 점검을 위해 픽셀의 균일도나 배열, 결함 등을 체크하는 역할을 한다”며 “조밀하게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에 측정 카메라 또한 높은 화소를 가진 특수 렌즈를 장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완제품 등의 성능을 측정하는 (주)이즈소프트 기기. 사진=김재민 기자 

이밖에 선재하이테크는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 중 발생하는 정전기를 제거하는 ‘Ionizer(이오나이저)’ 제품군을 선보였다. 선재하이테크 관계자는 “제조업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는 생산될 제품에 치명적인 파손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제품별·크기별은 물론, 각 공정 특징에 맞는 이오나이저 제품 라인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우리 기업이 OLED 기술 초격차를 더욱 공고히 하고 OLED가 자동차, 확장현실(XR) 등 새로운 시장으로 폭넓게 확산될 수 있도록 R&D 투자, 현장인력 양성 등 정부 지원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