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둘러싼 불신…“부작용 우려 적극 해소해야”

‘코로나19 백신’ 둘러싼 불신…“부작용 우려 적극 해소해야”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고령층 65%
JN.1 백신, 8월 말~9월 초 허가 전망
“부작용 위험 감수하고 접종할 사람 적을 것”
정부 대처 미흡하단 지적…“대통령부터 솔선수범해야”

기사승인 2024-08-19 06:00:10
16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입구에 코로나19 환자 증가로 원내 출입 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허가가 9월 초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한 고령자와 면역저하자 등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백신을 접종할지가 관건이다.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예방 접종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과 함께 백신에 대한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지난 6월 말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8월 2주차 입원환자 수는 1357명으로 올해 정점을 기록했다. 최근 4주간 입원환자 수는 7월 3주 226명, 7월 4주 475명, 8월 1주 861명으로 점차 증가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입원환자의 65%를 차지한다.

방학과 휴가철이 끝나는 8월 3~4주에 코로나19 감염 환자 수가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코로나19 오미크론의 신규 변이 바이러스인 ‘KP.3’이 유행하고 있다. KP.3 변이의 경우 기침, 몸살, 두통, 가래 등 일반 호흡기 감염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60대의 경우 위중증 환자가 발생할 확률은 1000명당 1명, 70대는 1000명당 2~3명, 80세 이상에선 100명당 1명 정도로 나타났다.

KP.3을 예방하는 백신은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다른 변이 바이러스인 ‘JN.1’ 백신 허가가 진행 중으로 8월 말에서 9월 초에 허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은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등의 JN.1 백신 총 755만 회분을 확보했다. 방역당국은 의료 현장 차질 여부와 환자 발생 추이를 관찰하는 한편 기존에 운영하던 코로나 대책반을 확대 운영해 유행을 통제할 방침이다. 

질병청은 오는 10월부터 2024~2025절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 65세 이상 노인, 면역저하자,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는 무료지만, 그 외 접종을 희망하는 사람은 유료로 접종할 수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확산세가 예상되는 8월말까지 감염취약시설을 중심으로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개정, 안내문 배포 등을 적극 시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규 백신 접종률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5월 정부의 ‘엔데믹(풍토병화)’ 선언 후 코로나19가 매년 유행하는 독감처럼 여겨지며 작년 백신 접종률은 20%대에 그쳤다. 백신에 대한 불신도 영향을 줬다. 작년 8월 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예방 접종 의향 조사’ 결과에서 44%가 예방 접종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0~20대 10명 중 6명(62%)은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코로나19 백신 관련 기사들을 보면 여전히 부작용이 두렵다며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댓글들이 적지 않다. 백신 접종 뒤 월경 장애, 탈모 증상 등을 겪었다는 사례부터 백혈병이나 뇌졸중 같은 큰 병에 걸렸다는 사연도 잇따른다.

지난 2022년 백신을 접종 받고 안면 마비와 탈모를 겪었다는 직장인 김경애(38)씨는 “다시 맞을 생각이 없다.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그때만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나 관리가 감기처럼 돼 버린 마당에 위험을 감수하고 백신을 맞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회사원 박준석(58)씨도 “독감 백신은 접종 의향이 있지만 코로나19 백신은 맞을 생각이 없다”며 “부작용도 문제지만 효과를 믿지 못하겠다.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감염된 주변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에 앞서 국민적 불신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민필기 대한약사회 약국이사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부작용을 겪는 환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오해를 불식시키는 과정이 이어져야 원활한 접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때 보건당국은 ‘부작용 없다, 괜찮다’고만 했다가 혈전이 생기고 사망자가 발생하자 사용을 중단했다. 그때부터 백신에 대한 불신이 생기게 됐다”며 “백신 부작용 신고를 해도 보건소 등은 전화조차 제대로 받지 않는 등 대처가 미흡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우리나라 국민의 백신 수용도가 선진국 반열에 들었지만 백신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며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일상으로 가게 해준 백신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대통령부터 솔선수범해서 접종 받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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