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과 레바논 남부의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25일(현지시간) 새벽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으며 전면 충돌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0일 공습으로 푸아드 슈크르 헤즈볼라군 사령관이 사망한 것에 대한 헤즈볼라의 대규모 보복 공격 조짐을 포착했다며 이날 전투기 100여대 등을 동원해 레바논 내 헤즈볼라 표적을 선제 타격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에 300발이 넘는 로켓을 쏟아 부으며 지난 달 고위 지휘관이 암살된 데 대한 보복 공격의 1단계를 선포했다.
로이터,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4시 30분께 전투기 100여대를 출격시켜 레바논 남부 등지의 로켓 발사대를 타격했다.
이스라엘은 공습 개시 직후 이 사실을 발표하고 자국 북부 주민들을 향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알렸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미사일과 로켓 발사를 준비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방어 행위로 레바논의 테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댄 레바논 남부 지역 40곳 이상을 100여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공습했다.
오전 5시쯤에는 이스라엘 북부로 헤즈볼라가 쏜 로켓과 무인기 수백기가 날아오며 공습경보가 잇따라 발령됐다. 헤즈볼라는 지난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이스라엘 폭격에 사망한 데 대한 보복으로 로켓 320여발을 발사하고 드론으로 군사기지 11곳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이 헤즈볼라의 공격이 예정된 시간보다 15분 가량 빨리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48시간 동안 전국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안보내각을 긴급 소집해 48시간 동안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누구든 우리를 해친다면 우리는 그를 해칠 것"이라면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이 2006년 발생했던 '34일 전쟁'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고 분석했다.
양측의 공습은 오후가 되기 전 잦아들었다. 비상사태 선포 직후 이스라엘 민간항공국(CAA)은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의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했으나, 약 한시간쯤 지나 이착륙이 재개됐다.
레바논 당국은 이날 자국에서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함정에 탑승 중이던 해군 1명이 요격미사일 파편에 맞아 사망하고 다른 군인 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 충돌에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어권 지지를 재확인하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이스라엘과 레바논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그의 지시에 따라 고위 관리들이 이스라엘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