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검사’로 11개 암종 위험 예측…‘기존 검사 대비 민감도 높아’

‘혈액 검사’로 11개 암종 위험 예측…‘기존 검사 대비 민감도 높아’

기사승인 2024-08-26 12:41:21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지난 6월부터 ‘암세포 탐색검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혈액 검사를 통해 대표적인 암종 11가지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지난 6월부터 ‘암세포 탐색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혈액 안에 떠다니는 암세포 유리 돌연변이 유전자 조각(순환종양DNA)을 찾아내는 검사로, 현재 암 발생 가능성과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 이 검사는 고려대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개발했다. 

현재 간암, 갑상선암, 난소암, 담도암, 대장암, 방광암, 유방암, 위암, 자궁경부암, 췌장암, 폐암 등 암종 11가지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건강증진센터의 검진프로그램을 통해 제공된다. 검사 결과 암 위험도가 높게 나오면 각 진료과 전문의를 통해 추가 정밀검사나 추적 관찰을 받을 수 있다.

기존 단백질 기반의 종양표지자 검사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충분히 높지 않아, 암을 놓치거나 반대로 양성질환 등에서도 수치가 높아져 불필요한 암 검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 환자 고유의 유전형(생식계열 유전형)을 검사해 타고난 암 발생 위험도가 높진 않은지 확인하는 유전자 검사가 있지만, 이는 암 발생 위험도가 올라가고 있거나 실제 발병했는지 등 현재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해 암 선별검사로 활용할 수 없다. 이에 많은 의과학자들이 암세포의 직접 증거인 순환종양DNA를 혈액에서 찾아내 암을 진단하는 검사법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의 암세포 탐색검사는 기존 순환종양DNA 검사법과 비교해 10배 높은 민감도를 보이며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도 빠르다. 검사에 소요되는 자원을 획기적으로 줄여 비용면에서 환자 부담을 낮췄다고 병원은 전했다.

암세포 탐색검사의 속도와 정확도가 높은 이유가 있다. 혈액에는 정상 세포에서 흘러나온 DNA 조각이(세포유리DNA) 무수히 많다. 특히 암세포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전암 단계나 초기 암의 경우, 순환종양DNA의 양은 극미량이고 대부분 정상세포유리DNA 라서, 이를 구분하는 것은 마치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와 같다. 기존 방식이 건초더미(세포유리DNA) 속을 손으로 헤쳐 가며 맨눈으로 바늘(순환종양DNA)을 찾는 방식이라면, 고려대 안암병원의 탐색검사는 유전자가위를 활용해 건초만 선택적으로 불로 태워 재로 만든 후에 바늘을 찾아낼 수 있다.

허준석 고려대 안암병원 정밀의학연구센터장은 “기존 검사법 대비 높은 민감도를 보이고, 심지어 검사 비용도 낮춘 혁신적인 검사법”이라며 “차후 임상 데이터가 축적되면 암 위험도 분석 뿐 아니라 암 조기진단, 동반진단 그리고 재발 모니터링 등 임상 영역까지 적용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검사에 적용된 기술은 고려대 안암병원 정밀의학연구센터와 국내 진단전문기술기업 (주)진씨커가 공동으로 개발해 국제 특허 등록을 마쳤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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