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치뤄진 9월 모의평가가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 대비 매우 쉽게 출제돼 수험생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한 문제만 실수해도 등급 하락폭이 커 “차라리 불수능이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전문가는 “11월 본수능은 9월 모평보단 어렵게 출제될 것이기에 수능점수 예측은 보수적으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쿠키뉴스와 만난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쉽게 출제됐으나, 실수 하나만으로 점수 하락이 커졌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시험 종료 후 EBS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수험생 10명 중 4명(37.6%)이 9월 모의평가가 쉬웠다고 평가했다.
고3 수험생 정모(18)씨는 처음 받아보는 점수에 당황스러워했다. 정씨는 ”6월 모평 때도 이 점수는 아니었는데, 난생 처음 받아보는 점수가 나와서 어제 집 분위기가 초상집이었다“며 ”진짜 수능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다음주 수시 원서 접수도 있어서 공부가 손에 안 잡힌다“고 전했다.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50)씨는 본수능에선 어렵게 출제되길 기대하고 있었다. 김씨는 “시험이 쉬우니 1~2문제만 실수해도 등급이 확 떨어졌다”며 “자녀가 수시 최저등급이 있는 전형을 쓰려고 하는데, 본수능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수시 카드를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도 역시 이번 9월 모의평가는 킬러문항 배제 이후 출제된 시험 중 가장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본수능 난이도는 9월 모평보다는 어렵게 출제될 것이라 예측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수영 모두 킬러문항 배제이후 가장 쉽게 출제돼 수험생 난이도 조절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번 모평은 상위권 학생 변별력에서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11월 본수능에서는 국수영 모두 9월 모평 수준보다는 변별력이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의대모집정원 이슈로 상위권 N수생 유입 예상되는 상황이기에 수능점수 예측 또한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모평 결과를 두고 안심해선 안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임성호 대표는 “지난해 9월 모평에 참여하지 않은 N수생 접수자는 7만3565명으로, 9월 모평에 참여하지 않은 N수생 학력수준에 따라 본수능 점수 결과 매우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수험생들이 9월 모평에서 좋은 점수가 나오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본수능 난이도는 6월 모평과 9월 모평 중 ‘6월 모평’에 가까운 수준으로 학습하는 것이 안정적일 것”이라며 “수험생들은 수시 원서접수 직전까지 N수생 유입정도, 수시 원서접수 경쟁률 상황 변화 등을 종합 고려하여 최종 수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수시지원시 9월 모의평가 결과만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투스는 “지금까지 모의고사 성적을 모두 펼쳐놓고 성적 추이나 강약점을 판단해 이후 학습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등급과 함께 백분위 추이를 통해 전략 과목을 설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BS 연계 교재는 문제 풀이보다는 시각자료 분석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투스는 “단순 풀이로는 연계 효과를 전혀 체감할 수 없다”며 “주어진 개념이나 제시문, 문제 안에 있는 도표와 같은 시각적 자료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학습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