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체코로 총출동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동행, 사업 기회 확대를 모색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은 19일 체코 순방에 나선 윤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경제사절단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50~60명 규모로 꾸려졌다.
경제사절단은 이번 방문 기간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체코상공회의소와 함께 개최하는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첨단산업과 고속철도, 우크라이나 재건 등 민간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 기업의 진출 상황은 어떨까. 삼성전자는 지난 1990년대 초반 체코슬로바키아의 국영기업과 합작한 생산법인을 통해 냉장고를 제조했으나,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분리되며 현재는 체코에서 판매법인만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지난 1992년부터 체코 프라하에 판매지점을 설립해 운영 중이며, 지난 2018년 인수한 전장 부품 기업 ZKW가 체코에 생산법인과 연구개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08년부터 체코에 자동차 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다. 유럽 핵심 생산 거점으로 꼽힌다.
SK그룹은 체코와 직접적인 사업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다만 배터리와 반도체, 수소 분야 등에서 향후 사업 협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체코에는 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리튬 자원이 풍부하다. 이를 활용하면 인근 헝가리와 폴란드에 위치한 SK 배터리 전초기지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체코의 발전 가능성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지난 13일 발간된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체코는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와 함께 ‘비셰그라드 4개국(V4)’으로 분류된다. 이들 V4는 유럽연합(EU) 가입 후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통한 유럽 제조업의 거점으로 성장했다. 낮은 법인세와 양질의 노동력을 기반으로 자동차와 배터리, 가전 분야 등에서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이후에는 로보틱스와 바이오 등 첨단산업 육성에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 기업 또한 배터리와 양극재, 분리막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체코에 투자를 진행 중이다.
프라하시에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점도 기업에는 호재다. 코트라에 따르면 프라하시는 지난 2017년부터 디지털 혁신기술을 활용한 공공서비스, 시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미래모빌리티와 제로웨이스트, 스마트빌딩&에너지효율, 시민지향 도시인프라, 데이터통합, 매력적 관광지 등을 중점 분야로 선정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민관협력이 활발한 만큼 이같은 분야에 강점을 가진 국내 기업에도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도 이번 총수들의 체코 방문을 통해 사업 기회 확대 및 판로 확대 등을 기대하고 있다. 체코의 제조업 기반이 발달돼 있고 첨단산업이 활발하게 태동하고 있기에 각 기업의 미래 전략과도 맞아떨어진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