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中 GEM, 10년의 신뢰…양극재 사업 진행

에코프로·中 GEM, 10년의 신뢰…양극재 사업 진행

기사승인 2024-09-23 16:58:40
지난 2018년 허개화 GEM회장(오른쪽)과 왕민 부회장(왼쪽)이 에코프로 본사를 방문해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와 중국 GEM이 양극 소재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양극재 사업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두 회사의 ‘10년의 신뢰’가 주목을 받고 있다.

23일 에코프로는 지난 10년간 두 회사가 전구체 합작법인 설립, 리사이클 기술 이전 등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될 통합 양극재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에코프로와 GEM의 10년 신뢰는 지난 2015년 에코프로가 GEM에 전구체 기술 이전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에코프로는 지난 2013년 오랜 연구 개발 끝에 고품질의 양극재 양산에 성공해 국내 기업 최초로 일본 소니에 제품을 납품하는 성과를 냈다.

대부분 배터리 소재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던 당시 에코프로가 일본에 양극재를 수출한 사실이 업계에 알려지면서 에코프로의 기술력에 관심이 집중됐다. 에코프로는 자체적으로 전구체를 개발해 양산하고 있었지만, 사업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GEM과의 협력을 결정했다.

지난 2001년 설립한 GEM은 리사이클 전문 업체로 전구체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에코프로는 GEM에 전구체 기술 지도를, GEM은 전구체를 에코프로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두 회사 간 협력이 이뤄졌다.

에코프로와 GEM은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전구체(GEM)-양극재(에코프로)-배터리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동반 성장했다. 에코프로와 GEM은 전구체 기술 협력에서 나아가 상호 출자를 통한 법인설립 등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 2016년 합작법인인 ‘에코프로GEM’을 설립하기 위해 업무협약(MOU)을 맺고, 2018년 포항에 공장을 준공했다. 이후 사드 이슈로 한국과 중국 간의 외교 갈등이 불거지면서 법인 설립이 난관에 부딪혔다.

전구체 제조 업체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전신인 에코프로GEM 모습. 에코프로 

사업 추진이 어려움을 겪자, 에코프로 최대 주주인 이동채 당시 회장은 허개화 GEM 회장에게 직접 서신을 보내 큰 틀에서 협력 원칙을 다시 한번 천명한 후 2017년 1월6일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지난 2017년 4월 자본금 94억원으로 합작법인 ‘에코프로GEM’을 설립하고 경북 포항에 총면적 1만8500㎡ 규모로 전구체 제조공장(1-1공장)을 착공, 월 5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에코프로GEM’은 이후 증설에 나서 2019년 말 기준 생산량을 월 1200톤 규모로 2배 이상 늘렸다. 두 회사는 2022년 ‘에코프로GEM’의 사명을 에코프로 머티리얼즈로 변경하면서 사실상 합작 관계를 청산했지만, GEM은 일부 지분을 보유하면서 전략적 투자자로 에코프로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에코프로에서 리사이클을 전담하는 에코프로씨엔지는 다음 달 중순 GEM과 기술 교류를 추진 중이다.

박석회 에코프로씨엔지 대표를 비롯한 기술진 20여 명이 GEM 본사를 방문해 기술 교류를 추진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GEM은 2019년 리사이클 사업과 관련한 기술을 에코프로씨엔지에 적극적으로 이전해 설립 초기 에코프로씨엔지의 기술 확보에 도움을 줬다.
 
지난 2019년 GEM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기술진들이 경주에서 워크숍을 열고 전구체외 양극 소재 기술 토론회를 열었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은 허개화 GEM 회장에게 “서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오픈하자”고 제의했고, 허개화 회장도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워크숍의 분위기가 되살아났다는 후문이다.

에코프로와 GEM이 인도네시아에서 광물, 제련,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모든 공정의 벽을 허물고 추진하기로 한 통합 양극재 사업은 이동채 전 회장과 허개화 회장의 ‘10년 우정과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력이 완성되면 니켈 제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GEM과 하이니켈 양극 소재 글로벌 1위인 에코프로가 결합한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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