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가득한 ‘피넛’ 한왕호 “롤드컵? 제카·바이퍼 믿고 가야죠” [쿠키인터뷰]

신뢰 가득한 ‘피넛’ 한왕호 “롤드컵? 제카·바이퍼 믿고 가야죠” [쿠키인터뷰]

‘하루만 더 잘하면 된다’는 위닝 멘탈리티로 LCK 서머 우승
“열심히 해서 롤드컵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뿐”

기사승인 2024-09-26 09:00:23
24일 일산 한화생명 캠프원에서 쿠키뉴스와 만난 ‘피넛’ 한왕호. 사진=유희태 기자

2016 서머, ‘피넛’ 한왕호는 락스 타이거즈(한화생명e스포츠 전신) 막내로 우승을 일궜다. 그렇게 팀을 떠난 한왕호는 올 시즌 8년 만에 한화생명 품으로 돌아왔다. 막내가 맏형이 될 정도로 세월이 흘렀으나, 한왕호의 기량만은 건재했다. 한왕호는 맏형으로서 팀 8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쿠키뉴스는 지난 24일 일산 한화생명 캠프원에서 한왕호를 만나 2024 LCK 서머 우승 소감과 다가올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각오를 들어봤다.

T1·젠지 격파하고 우승…“한 번이 어렵다, 이후에는 자신감 생겨”

한왕호에게는 완벽한 서사였다. 락스의 막내가 한화생명의 맏형으로 돌아와 8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왕호는 “이제 우승 여운은 5일 정도 갔다. 이후에는 똑같은 일상이었다. 락스 때 ‘쿠로’ 이서행 형 결혼도 다녀오고, ‘프레이’ 김종인 형과 같이 게임하기도 했다”며 근황을 전했다.

한화생명은 결승전에서 가장 강하다고 평가받던 젠지e스포츠를 꺾었다. 한왕호는 지난 시즌 젠지에서 뛴 바 있다. 친정을 격파한 그는 “한화생명에서 한 우승이라 더 값지다. 또 팀을 옮긴 뒤 우승한다는 것도 굉장히 기분 좋다. 우승은 항상 기쁜 거지만, 이적한 해에 우승하면 더 뿌듯하다”고 밝혔다.

LCK 결승이 열린 경주에는 유난히 락스 타이거즈 유니폼이 많이 보였다. 락스 때 뛰었던 선수 중 유일하게 현역인 한왕호를 위한 팬들의 응원이 펼쳐졌다. 한왕호는 “2016년 당시에 했던 우승과 현재의 우승 느낌이 크게 달랐다. 엄연히 멤버도 다르다”며 “그럼에도 응원해주시는 것을 보고 더 뿌듯했다. 축하 메시지도 많이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24일 일산 한화생명 캠프원에서 쿠키뉴스와 만난 ‘피넛’ 한왕호. 사진=유희태 기자

한화생명은 상대적 열세를 극복하며 영광의 우승을 차지했다. 젠지전 19연패 사슬을 끊은 것. 한왕호는 “한 번 이기는 게 어렵다. 이후부터는 충분히 할 만하다”라며 “스프링 때 힘겨워했던 T1을 서머에는 이겼다. 젠지는 결국 결승에서 꺾었다. 모든 것이 좋게 작용했다”고 돌아봤다.

한왕호는 지난해 스프링 결승전에서 T1을 이긴 후 “하루만 더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뛰어난 위닝 멘탈리티 덕분에 한왕호는 LCK 역사에 손꼽히는 정글러가 됐다. 이에 그는 “평소에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일종의 훈련”이라며 “멘탈 관리에 운동이 제일 좋다. 부정적인 생각을 떨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한왕호는 ‘제카’ 김건우를 예시로 들며 긍정적인 사고법을 소개했다. 그는 “사실 건우보다 더 많은 운동량을 가져간다. 시즌 때는 꾸준히 한다”며 “그렇다고 내가 건우의 체형이 될 수는 없다. 이미 이렇게 태어난 걸 어쩌나. 부럽다고 바뀌는 건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롤드컵 우승하면 오랫동안 울 것…LPL 경계해야”

서머 최강자로 등극한 한화생명은 LCK 1번 시드로 롤드컵에 출전한다. 한왕호에게는 벌써 6번째 도전이다. 한왕호는 2022, 2023 두 시즌 연속 1시드(젠지)를 받고 롤드컵에 나섰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

한왕호는 “작년에 기대가 컸는데 아쉽게 8강에서 떨어졌다. 당시 너무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면서 “지금은 이번 롤드컵만 생각하고 있다. 열심히 해서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 LPL을 경계 대상 1호로 꼽은 한왕호는 “경쟁력 있는 리그다. 특히 대회 때 더 공격적으로 하기에 경계해야 한다”며 “LPL이 당연히 잘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24일 일산 한화생명 캠프원에서 쿠키뉴스와 만난 ‘피넛’ 한왕호. 사진=유희태 기자

한화생명에는 롤드컵 위너가 두 명이나 있다. ‘바이퍼’ 박도현은 2021년 LPL 에드워드 게이밍(EDG) 소속으로 소환사의 컵을 품에 안았다. 2022시즌에는 ‘제카’ 김건우가 DRX의 소년 만화를 완성하며 최고 자리에 올랐다. 두 선수 모두 팀에서 메인 캐리 역할을 담당했기에 더 뜻깊은 우승이었다. 한왕호는 이를 언급하며 “도현이랑 건우가 롤드컵 우승을 해봤다. 당시에 둘 다 엄청 잘해서 우승했다. 핵심 선수들이었던 만큼, 이번에도 두 명을 믿고 가겠다”고 미소 지었다.

한왕호는 그동안 치른 롤드컵 중 작년이 가장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스크림 성적이 너무 좋았다. 경험한 롤드컵 중 제일 뛰어났다. 메타도 웃어줬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롤드컵을 우승하면 어떨 것 같냐고 묻자, 잠시 고민하던 한왕호는 “오랫동안 울 것 같다.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끝으로 한왕호는 팬들에게 “서머 때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마지막 남은 롤드컵까지 많은 응원 바란다. 또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