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새 체감온도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패션업계가 본격적으로 성수기에 접어들었다. 길었던 여름을 보내고 올 겨울 ‘역대급 한파’가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가 실적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여성복 매출이 전주 동기 대비 최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니트 전문 브랜드 일라일은 매출이 101%나 증가했고, 캐시미어 소 재가 주력인 델라라나 매출도 81% 올랐다.
백화점 유통을 주력으로 하는 신세계톰보이의 여성복 매출도 일제히 증가했다. 보브와 지컷 매출은 각각 72%, 83% 증가했으며, 스튜디오 톰보이 매출도 45% 늘었다.
가장 높은 매출 증가를 기록한 품목은 니트류, 코트류, 가죽제품이다. 전주 대비 여성복 지컷의 니트류는 117%, 일라일 니트류는 82% 매출이 증가했고, 스튜디오 톰보이의 코트류는 143%, 가죽 제품은 54% 매출이 증가했다. 니트 중에서는 카디건과 목까지 올라오는 디자인의 하이넥 니트류의 판매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무신사에서도 역시 지난달 말 양일 간 점퍼·재킷 카테고리 거래액은 직전 주말 대비 약 80% 증가했다.
상세 품목별로 살펴보면 △사파리·헌팅 재킷(117%) △항공 점퍼·블루종·MA-1(98%) △나일론·코치 재킷(97%) △후드 집업(95%) 순으로 증가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긴소매 상의 위주의 맨투맨·스웨트셔츠와 후드 티셔츠 카테고리도 각각 2배가량의 신장률을 보였다.
매출 호조 속 유통·패션업체들은 패딩, 재킷 등 본격적인 가을·겨울 신제품 화보를 공개하거나 제품 출시를 앞당기는 등 수요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9월까지 이어진 폭염 때문에 대부분의 업계가 실적에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아웃도어 업계에 따르면 상위 9개 브랜드(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K2, 코오롱스포츠, 네파, 블랙야크, 아이더, 컬럼비아, 밀레) 9월(9월1일~29일) 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하는 등 아직 고전하고 있다.
매출 1위 노스페이스도 8월에 이어 9월까지 전년 대비 17.2%로 두 자릿수 역신장했다. 9월은 컬럼비아만 6.2% 신장하고 8개 브랜드가 역신장의 고배를 마셨다. 밀레가 23.0%로 역신장 폭이 가장 컸다. 노스페이스(-17.2%), 코오롱스포츠(-15.1%), 디스커버리(-11.7%), 블랙야크(-9.2%)도 매출이 급감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은 그렇게까지 춥지 않아서 겨울옷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았다. 숏패딩 등이 유행했던 이유이기도 하다”며 “올해는 가을이 매우 짧은 대신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아우터에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9월 중순까지 이어진 이례적인 폭염으로 가을 시즌에 나가야 했던 옷들이 전부 재고로 쌓이고 저조한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날씨 때문에 타격을 본 브랜드가 매우 많다”며 “소비 침체 등으로 패션업계 위축이 장기화되는 상황인데, 이번 겨울 시즌 판매 추이에 따라 실적 회복률이 결정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