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 승리 이끈 한동훈號, 윤-한 독대서 ‘쇄신의 불’ 당기나

‘부산 금정’ 승리 이끈 한동훈號, 윤-한 독대서 ‘쇄신의 불’ 당기나

與 지도부 관계자 “韓 목표 세운 만큼 머뭇거릴 수 없어”
“정치 쇄신 언급했으니 지도부는 맞춰서 나아갈 것”
황태순 “부산 금정 22.07%p 큰 격차로 韓 승리…윤한독대 분기점”

기사승인 2024-10-17 17:03:33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선됐다. 사진=임현범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에서 보수 텃밭 두 곳을 방어해내면서 자신의 입지를 재정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를 앞두고 ‘쇄신론’을 꺼내 당정 의제를 주도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승리 후 윤한독대는 ‘쇄신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61.03%를 얻어 38.96%를 얻은 김경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22.07%p 차이로 이겼다. 또 강화군수 선거에서는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50.97%)가 한연희 민주당 후보(42.12%)를 8.85%p 차이로 승리했다.

국민의힘 텃밭인 두 지역에서 승리한 한 대표는 ‘쇄신론’에 불을 붙였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김건희 여사는) 제기되는 의혹에 솔직히 설명하고 의혹 규명을 위해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적극 협조해야한다”며 “대선 당시 약속대로 대외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와 관련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반드시 시급하게 필요하다”며 “인적 쇄신은 잘못에 대응하는 게 아니라 민심을 위한 정치를 할 때 과감하게 하는 것”이라고 소리 높였다.

한 대표는 전날 밤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강한 쇄신 의지를 보였다. 그는 “국민의힘과 정부가 변화하고 쇄신할 기회를 주신 것으로 여기겠다. 어려운 상황에서 주신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저와 당이 먼저 변하고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정치 텃밭인 부산 금정구에서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다. 당정갈등으로 인한 지지율 동반 하락과 김 여사 문제, 명태균 게이트 파동이 선거운동에 악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여야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다는 결과가 이어졌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당내 중진과의 한 대표 사이에 공방전이 벌어지면서 부산 금정에서 패배할 경우 당내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불길한 전망도 나왔다. 한 대표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지난 14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기소여부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한 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야권 선거를 돕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독대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에서 생환하면서 ‘쇄신론’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 대표는 ‘국민의 눈높이’를 꺼내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을 압박하면서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에는 계파 간 감정 문제도 있다. 한 대표가 지난달 23일 지도부 만찬에 앞서 대통령과 독대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친한계는 대통령이 소통을 거부했다고 비판했고 친윤계는 한 대표가 여론몰이를 한다고 받아쳤다. 양측은 이 문제를 두고 폭로전을 하면서 진흙탕 싸움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이 뭐라 하든 당의 구태정치는 달라져야 한다. 정치브로커한테 휘둘리고 말도 안 되는 여론조사가 당을 흔들면 안 된다”며 “한 대표가 김 여사 관련 인적 쇄신을 공개적으로 얘기한 만큼 미뤄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변화와 쇄신을 약속했으니 지도부는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정치는 잘못된 것을 고쳐나가야 한다. 국민이 바라보는 만큼 주춤거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한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 격전지에서 큰 격차로 승리한 만큼 발언에 힘이 실릴것으로 전망했다. 쇄신론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윤한독대’도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한 대표가 브로커나 기회주의자가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진상규명에 대해 약속도 했다”며 “격전지라고 알려진 부산 금정에서 22.07%p로 승리하면서 발언에 힘이 실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윤한독대는 쇄신과 변화의 분기점이 될 예정이다. 격전지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견인한 만큼 대통령실에서 한 대표를 일방적으로 누를 수 없다”며 “저항도 만만치 않겠지만 한 대표는 김 여사 관련 의혹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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