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벌어지는 ‘예대금리’ 차…은행들 배만 불린다

더 벌어지는 ‘예대금리’ 차…은행들 배만 불린다

5대 시중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 최대 5.72%…변동금리도 0.04%p 올라
은행 정기예금 3.5% 벽 깨져…예대금리차는 0.57%

기사승인 2024-10-23 06:00:08
쿠키뉴스DB.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여전히 최저 4%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예금금리는 점차 하락세를 그리고 있어 ‘예대금리’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090∼5.720%로 집계됐다. 혼합형 금리의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304%에서 3.292%로 떨어진 반면 주담대 금리는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변동금리 역시 연 4.750~6.540%로 일주일 전보다 소폭 상승했다.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3.360%에서 3.400%로 0.04%p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해당 월에 예·적금 등으로 새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들인 비용(이자율)이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이처럼 대출금리는 올라가는 반면 예·적금 등 수신금리는 점차 하락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최고 연 3.35~3.45% 수준으로 3.50%의 벽도 깨진지 오래다. 

개별 은행들의 금리를 보면 지난 7월 신한·KB국민·하나은행은 차례로 연 3.4% 수준이던 금리를 0.05%p씩 내렸고 우리은행도 7월31일 이후 연 3.37%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달 말께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정기예금 금리에 변동을 줬지만 2주 정도 뒤 다시 돌아왔다.

이처럼 대출금리는 올라가는 반면 수신금리는 떨어지면서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그만큼 벌어지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0.57%로 전월(0.43%)보다 0.14%p 확대됐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은 4월(0.05%p) 이후 4개월 만이다.

향후 예대금리 차이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들의 ‘릴레이 인상’에 대해 “금리 인상은 너무 쉬운 방식”이라고 지적하고 다른 방식으로 가계대출을 관리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9·10월에도 주요 은행들은 부동산 대출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하락하면서 수신금리는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는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은행들의 수익성도 커질 전망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7881억원으로 전망된다. 작년 같은기간(4조4423억원)보다 7.8% 늘어난 수치다.

시장금리는 하락하고 가계대출이 잡히지 않는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결국 은행 예대차익만 늘어나 은행들의 배만 불리게 되는 셈이다.

시중은행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이자 장사’ 논란을 겪고 있는 터라 여론을 의식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상품 금리 변동까지 적용되기에는 시간차가 존재한다”며 “이는 여신보다 수신상품의 조정이 더 쉽기에 대출보다 예금상품의 금리가 더 빨리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대출금리를 낮추려면 기본적으로 조달금리를 낮게 잡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대수신금리의 인하도 어느정도는 필요한 상황”이라며 “수신상품 금리 조정을 검토하고 있지만 인하 폭과 시기는 확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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