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의 장기 침체로 시멘트업계 내수 출하량 역시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출하량이 최근 10년 새 최저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내년 시멘트 수요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를 회원으로 하는 한국시멘트협회가 발표한 ‘2024년 시멘트 수급전망’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시멘트 출하(내수)는 3222만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3% 감소(3698만톤 대비 –476만톤)했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내수 총 출하량은 4400만톤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분기까지 시멘트 내수 감소의 주요 원인은 건설경기 침체 속에 주요 건설 관련 선행지표의 하락세도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8월 건설수주액은 약 109조원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 등 영향에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앞서 하락폭이 너무 커 과거 수준으로 단기간 내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국내 시멘트업계는 극성수기에 해당하는 3분기에 이례적으로 판매량이 두 자릿수 가깝게 줄어들었다. 시멘트업계는 내수 부진에 따른 재고 증가로 일부 생산설비에 대한 가동 중단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경기 침체로 생산량의 대부분을 내수판매에 의존하는 시멘트업계의 타격이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도 시멘트 수요가 올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내년은 정부의 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 정책으로 건설 주요 선행지표가 일부 개선될 가능성은 있으나, 여타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시멘트업계에선 내년도 국내 수요가 4200만톤 이하로 떨어질 경우, 단 2년 만에 내수 출하량이 지난 2014년 출하량 수준을 기록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급격한 출하 감소에 따른 매출 부진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고, 특히 이번 전기요금 추가 인상(산업용을 10.2%↑)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 및 탄소중립 등 환경부문 설비투자 확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시멘트업계는 초긴축 재정운용이 불가피하다”며 “연간 1억톤이 넘던 일본의 시멘트 출하가 이제는 4000만톤 이하로 추락했듯이 국내 시멘트 출하도 4000만톤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생존을 위한 기나 긴 터널을 지나야 할 각오를 다져야 할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