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빠진 건설 공사비 안정화 정책…업계 “반쪽짜리 아쉬워” 

‘인건비’ 빠진 건설 공사비 안정화 정책…업계 “반쪽짜리 아쉬워” 

기사승인 2024-10-27 06:00:07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급등한 건설 공사비를 잠재우기 위해 자재안정화 정책을 발표했지만 업계에선 아쉽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건설 공사비의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인건비’ 관련 내용이 빠졌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업계는 최근 건설자재값 급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 지수는 2020년 100에서 2021년 111.48→2022년 123.81→2023년 127.90로 3년간 28% 상승했다. 지난 7월 기준 지수는 129.96으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공사비 급등은 건설 사업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대형 건설사 원가율(매출액 대비 원가)은 2021년까지 80%대를 유지했으나 코로나19를 거치며 90~95% 수준으로 치솟았다. 중견 건설사들 중에서는 아예 원가율 100%를 넘긴 곳도 존재한다. 

업계 어려움이 지속되자 정부는 건설자재비 안정화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14일 국토교통부는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 후속 조치로 민관 협의체 착수회의를 열고 건설 자재 시장 가격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최근 4년간 50% 가까이 상승한 시멘트 가격 안정화를 위해, 시멘트를 수입하면 내륙 유통기지를 확보해 주고 항만 내 저장시설 설치 절차를 단축해 주는 등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또, 레미콘 가격 안정화 방안도 검토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정부 정책에 아쉬운 평이 이어졌다. 건설 공사비 중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것은 인건비이기 때문이다. 인건비로 인해 업계 시름이 큰 상황에 이 같은 내용이 빠져 ‘반쪽’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건설업계는 노동자가 줄며 인건비가 높아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용노동부 ‘2024년 9월 고용행정 통계로 보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건설업계 고용보험 가입자는 14개월 감소세를 이어갔다. 빈 노동자의 자리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채우고 있으나 이들 역시 인건비가 높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건설업 가입자 수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0명을 기록했다. 이어 ▲2023년 9월 -2000명 ▲2023년 10월 -3000명 ▲2023년 11월 -3000명 ▲2023년 12월 -6000명이었다.

올해는 ▲1월 2000명 ▲2월 -4000명 ▲3월 -6000명 ▲4월 -7000명 ▲5월 -8000명 ▲6월 -1만명 ▲7월 -1만2000명 ▲8월 -1만3000명 ▲9월 -1만5000명 등을 기록했다. 

건설 업계 관계자들은 인건비 안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 모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건설 공사비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인건비”라며 “일할 노동자도 부족한데 인근 공사 현장에서 돈을 더 많이 준다고 하면 이탈하는 상황이 매우 잦아 인건비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한 번 오른 공사비는 떨어지지 않는다”며 “정부에서 나서서 조정을 한다 하더라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우려했다.

이어 “자잿값만큼 차지하는 게 인건비”라며 “현장에 외국인 근로자가 주로 있는데 외국인이라고 해서 인건비가 저렴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내국인을 고용하고 싶어도 너무 비싸다”며 “내국인 고용시 정부에서 인센티브 등을 지원해 주는 방안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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