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고 부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행사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들의 공분을 샀다.
25일 오후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종합 국감에서 “노태우 비자금 메모, 동아시아문화센터 기부금 등 풀어야 할 의혹이 적지 않은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노 이사장 등 증인이 결국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며 “추후라도 이 문제(증인 불출석)를 반드시 짚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정청래 법사위원장도 유감을 표했다. 특히 노 이사장이 이날 노 전 대통령 추모 행사에는 참석한 점을 지적하며 고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 위원장은 “증인(노 이사장)은 국회에 불출석하고, 출판 기념회에 갔다고 한다. 국회를 모욕한 것”이라며 “(노 이사장과 같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한 증인들은 국감 이후 전체회의를 거쳐 고발 조치할 테니, 여야 간사들이 협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노 이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인물이야기 대통령 노태우’ 출판 축하연에 참석했고, 오후에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노태우 정부 시기 서울올림픽의 대내외적 의미’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앞서 노 관장과 노 이사장은 지난 8일 법무부 국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노태우 비자금’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휴대전화를 꺼두는 등 국회 연락을 무시하며 국감 출석 요구를 고의로 회피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노 이사장은 이러한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노 전 대통령 추모 행사를 빼놓지 않고 챙겨왔다. 노 이사장은 지난 12일 두원공대 파주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 심포지엄에도 참석했다.
한편 노태우 비자금 의혹은 지난 6월 노 관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소송 2심 판결이 나온 직후 불거졌다. 노 관장이 ‘선경 300억’이라고 적힌 어머니 김옥숙 여사의 메모를 법원에 제출한 사실이 외부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노 관장 측은 이 메모를 바탕으로 “300억원이 SK로 유입돼 성장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치권은 그간 알려지지 않은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실체를 규명해 국고로 환수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