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의 작은 형으로 기억되고 싶다”
지난달 27일 인천-광주 경기를 위해 인천전용축구경기장을 찾은 노라조의 멤버 조빈의 말이다. 남성들의 노래방 애창곡 상단에 랭크된 명곡 ‘형’을 부른 가수로서 힘들어하는 뭇 남성들을 위로하는 형과 같았던 그는 이제 광주FC ‘작은 형’으로 불리길 바랐다.
광주FC의 홍보대사이자 열렬한 서포터인 그는 스스로 ‘인간 광고판’을 자처했다. 자신을 통해 광주FC가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고,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뛸 수 있다면 주저 없이 나설 것이라며 뜨거운 진심을 여실히 드러냈다.
광주FC의 원정경기가 열리는 27일에도 노랑, 빨강이 조화를 이룬 파격적인 의상을 입고는 축구장을 찾은 많은 이들과 허물없이 소통하고 있었다.
광주FC 팬들에게는 그는 단순한 연예인 서포터가 아니었다. 경기장에서 만난 한 중년 남성은 조빈을 “연예인 아닌 그냥 같은 팬”이라고 말했다. 멀게 느껴지는 연예인이 아니라 함께 웃고 함께 우는 그냥 함께하는 팬, 가족과 같다는 의미였다. 그의 말처럼 조빈씨의 생일을 축하하는 모습도 있었다. “오빠 생일 축하해요”라며 케잌을 들고 와서는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광경은 그냥 한 지붕 한 가족 그 자체였다.
열정 넘치는 광주FC의 형 조빈씨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요약했다.
-광주팬이 된 계기는
▷여러 채널을 통해 밝혔지만, 광주FC 소속 지인이 소개해준 이민기 선수와 만남이 광주와의 인연의 출발점이 됐다. 어떻게 하면 선수들에게 힘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고 응원하게 됐고, 어느 순간 이 자리까지 와 있게 됐다.
-선수들하고는 친한 것 같다. 이정효 감독과는 어떤가
▷이정효 감독은 큰 어른처럼 느껴진다. 프로에서 뛰고 있는 큰 형을 중학생이 보는 느낌? 개인적으로 많이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는 아니다. 경기장서 퇴근할 때 잠깐씩 마주쳤을 때 인사하는 정도. 광주에 놀러 갔을 때 한번 감독님 방에 가서 인사할 때가 있었다. 참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 멋진 동생들과 허물없이 지낼 수 있는 것은 뒤늦게 내 인생에 온 큰 선물 같다.
-팬들은 열렬한 서포터 활동을 반가워하면서도 한편으론 생업을 걱정을 하던데
▷혼자 살아가는 거라면 뭘 하든 부담이 없다. 하지만 엔터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소속 직원도 있고, 아티스트 ‘노라조’로 비전도 있다. 모든 것을 제쳐두고 하진 않는다. 축구 일정은 보통 미리 정해져 있어 맞춰서 하고 있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 광주를 오갈 때 왕복 700km 정도 운전하는데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그건 스스로 감당할 문제다.
-팬 서비스로도 유명하다. 누구든 요청하면 사진을 흔쾌히 찍어주는데 힘들진 않나
▷힘들기보단 재밌다. 당연히 해야 하는 것들이라고 본다. 우러러 봐준다고 위에 있는 게 아니다. 함께 사진 찍는 분들과의 만남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추억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매 순간 소중하다. 또 만나면 그때 인연을 얘기하며 반가워할 수 있지 않겠나.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을 잃는 순간 연예인이 아니다. 구단을 뛰어넘어 K리그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오셔서 사진을 부탁하면 주저 없이 찍어 드린다.
-그래도 고충도 있을 것 같은데
▷굳이 찾자면 약간의 부작용이 있다. 경기 중요한 골 장면을 놓치기 일쑤다. 말레이시아 조호르전 원정 갔을 때 아사니 선수가 3분 만에 기가 막힌 골을 넣었다. 그런데 포토타임으로 그 뜨거운 순간을 직접 보진 못했다.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
-노라조 활동 때부터 파격적인 의상을 선보이고 있다. 매번 고민하나
▷맞다. 보시는 분들을 더 놀라게 해드리고 싶은데 또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아니니 더 고민하게 되더라. 스타일리스트 팀하고 굉장히 많이 얘기한다. 광주FC 의상 같은 경우도 꽤 신경을 썼다. 눈길을 끄는 만큼 광주FC의 인간 광고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옷에 여러 문구도 적고 있다.
-축구 유튜브 섭외도 많을 것 같은데
▷유명 유튜브부터 문의가 굉장히 많이 온다. 다만 올해까지는 고사하고 있다. 광주FC 서포터로 몇 번 했다고 해서 갑자기 나가서 광주를 대표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아직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 축구팬들이 운영하는 개인 유튜브에는 몇 번 출연했다. 그냥 사람 사는 얘기를 한다는 차원에서다. 내년부터는 불러주면 가서 또 열심히 광주FC를 응원하고 얘기할 것이다.
-광주FC가 ACLE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곧 열리는 일본 고베 원정경기 가나
▷고베 원정 간다.
-혹시 광주FC가 ACLE 우승하게 되면 보일 공약은 있나
▷우승을 한다면 뭐라도 해야하지 않겠나. 지금까지 경험을 보면 막 뭐 이렇게 하겠다고 하면 잘 안되더라. 그래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응원하고 있다. 좋은 결과가 있다면 팬들을 모시고 무료 콘서트 같은 것 해보고 싶다. 그냥 행사 같은 개념이 아니라 우리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모여 노래하고 놀고 하는 것들을 상상해 본다. 물론 구단과도 충분히 말씀을 나눠야 할 일이다.
-과거 천하무적 야구단에서 뛰어난 활약을 벌였다. 야구 실력은 인정. 축구 실력은 어떤가. ‘슈퍼 소니’ 손흥민과 동북고 동문이기도 하던데
▷약간 잔재주는 있어 쭉쭉 공을 넣어주는 건 자신 있따. 광주FC에서 축구팬과 함께하는 축구 경기 이벤트 같은 걸 열면 직접 뛰어볼 의향이 있다. 이외 축구 이벤트 경기 요청이 들어오면 나갈 의향이 있다.
-어떤 이들은 오아시스 멤버이자 맨시티의 열렬한 팬인 ‘노엘 갤러거’ 그 이상이 아니냐는 말도 하던데
▷일단 인기 자체가 (비교가) 안 된다. 다만 좋은 영향력을 준다는 측면에서는 따라가고 싶다. 광주FC를 하나의 그릇에 비유한다면 그 안에 팬들의 사랑, 시민들의 관심들이 담겨질 것이다. 난 그 그릇이 커지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 그러려면 나도 광주와 함께 동반 성장해야 한다. 노라조가 더 유명해지면 노라조가 응원하는 광주FC에 더 관심을 보이지 않겠나. 최근 해외 원정 경기를 따라갔다 오고는 그동안에는 없던 해외 활동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어떤 이로 기억되고 싶나
▷첨엔 광주팬도 왜라고 의문을 품었다. 그런데 맑으나 궂으나 경기장을 찾으니 이제는 의구심보다는 고마워해주시는 마음이 느껴진다. 집안의 큰형이 가족을 위해 열심히 헌신하고 일하는 것처럼 작은 형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 구단과 팬을 위한 응원가를 만드는 게 내가 가진 능력을 발휘하는 일일 것이다. ‘Let's fly, let's shine’까지 3곡이 나왔는데 3곡을 더 준비 중이다. 시간이 지나 2034년 정도에 광주의 과거를 공유하는 챌린지가 열린다고 했을 때 ‘10년 전 조빈 형님이 2024년 초반부터 날리셨지’ 이런 추억을 되내일 때 기억되면 좋을 것 같다. 이정효 감독을 ‘효버지’라고 하던데 난 ‘작은형’ 또는 ‘작은아버지’로서 기억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