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기업이 글로벌 수출 확대에 따라 3분기에도 날아올랐다. 연간 영업이익 2조원 전망을 넘어 축적된 수주 물량으로 내년 이후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6312억원, 영업이익 4772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457% 증가했다.
지난 2분기부터 본격화된 폴란드 K9과 천무 수출이 3분기에도 지속되고 국내 사업 또한 본격 양산을 시작하면서, 방산 부문에서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15% 증가한 4399억원을 달성하며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이끌었다.
현대로템 역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3% 증가하며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조935억원을 기록했다.
방산 부문의 해외 수출 증가와 함께 생산 효율성 최적화 작업 등으로 원가를 절감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철도 부문에서 미국 매사추세츠주 교통공사(MBTA)와 계약을 체결하고, 모로코에서 추진하는 사업규모 2조원 이상의 고속철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어 부문별 실적이 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도 1·2분기 호실적에 이어 3분기에도 순항했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 9072억원, 영업이익 763억원을 기록,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하며 올해 3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갔다.
KF-21, 상륙공격헬기(MAH), 소해헬기(MCH) 등 차세대 주력 기종 사업의 안정적인 체계개발과 전술입문훈련기(TA-50), 해경 헬기 납품 등 국내사업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해외사업의 경우 태국 T-50TH 납품, 폴란드로 납품 예정인 FA-50PL과 말레이시아에 초도납품 예정인 FA-50M의 진행률 진척과 이라크 CLS(Contractor Logistics Support, 계약자 군수지원) 사업 수행 등의 영향성이 컸다.
오는 8일 잠정 실적을 공시할 예정인 LIG넥스원의 시장 전망치도 매우 긍정적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LIG넥스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6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1%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안보위협 상승으로 각국의 대공방어시스템 수요가 늘어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8억 달러(약 3조7000억원) 규모의 이라크 천궁-II 대공방어시스템 계약을 반영해 향후 실적 추정치를 상향했다”며 “글로벌 안보위협 상승으로 각국의 대공 방어체계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추가 해외 수주도 기대되며, 가까운 미래에 미국의 비궁 계약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 방산 주요 기업들은 이미 올 상반기에만 792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인 바 있다. 업계에선 3분기부터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성장세를 토대로 상반기보다 더 높은 영업이익을 거둬 연간 합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이 증가하는 점도 방산 추가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국방비 지출액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2조3936억달러(약 3317조원)를 기록했다.
아울러 올해를 넘어 내년 이후에도 실적 우상향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내년부터 호주와 이집트에 K9 자주포를 인도할 예정이며, 지난해 말 호주에서 수주한 레드백 장갑차 129대(3조2000억원 규모)를 2026년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로템 역시 폴란드와 K2 전차 2차 계약분 협상에 돌입하는 등 납품 물량이 아직 한참 남아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폴란드 등 수출 예정 물량이 남아있고, 루마니아 등 주요국을 대상으로 한 추가 수주도 강력히 점쳐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몇 해 동안의 전망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