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도 꼼꼼히 따져야…‘퇴직연금 갈아타기’ 유의사항

수수료도 꼼꼼히 따져야…‘퇴직연금 갈아타기’ 유의사항

업권별 수수료 달라…금감원 비교공시 서비스에서 확인해야
갈아탄다면 비보장형 고려해야…보장형 수익률 3~4% 불과

기사승인 2024-11-03 06:00:08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이전 신청 화면. 

퇴직연금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다른 금융회사의 계좌로 갈아탈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됐다. 약 4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의 신규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금융소비자들은 수익률 뿐 아니라 수수료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퇴직연금 갈아타기)’가 시작됐다. 퇴직연금 갈아타기의 핵심은 투자 중인 퇴직연금 상품을 중도해지 않고도 다른 금융사로 퇴직연금을 갈아탈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다.

퇴직연금 갈아타기를 희망한다면 먼저 금융회사별로 수수료와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갈아탈 수 없는 퇴직연금 상품에 제한이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수익률 비교에 앞서 수수료를 비중있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퇴직연금은 적립금과 계약 기간에 따라 수수료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근로자가 운용 책임을 지는 확정기여형(DC형)에 1억원을 넣어놓고 10년을 계약했다면 금융사별로 수수료는 0.3~1.0%p까지 차이가 난다.

퇴직연금 비교공시 포털(1일 기준)에서 각 업권별로 확인한 결과 증권사 0.3~0.5%, 은행 0.5~0.6%, 보험사 0.6~0.7%대 수수료를 보여 업권별 차이를 드러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장기 상품으로 일반적인 정기예금 상품과 달리 10년, 20년 이상을 바라보고 운용하는 상품이라 수수료 0.1%p 차이도 크게 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업권별로 수수료가 차이가 나는 만큼 이를 고려하고 갈아타기를 결정하는게 좋다”고 설명했다.

수익률은 원리금 보장 여부에 따라 차이가 크다. 원리금비보장형의 경우 상품의 수익률이 10%대를 넘어서고 있다.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는 확정급여형(DB형·원리금 비보장형)에서는 삼성화재해상보험이 18.3%, 근로자가 운용 책임을 지는 확정기여형(DC형·원리금 비보장형)에서는 BNK경남은행이 16.01%로 최근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퇴직급여를 근로자 계좌에 적립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원리금 비보장형)에선 우리투자증권이 18.37%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원리금보장상품은 회사별로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다. 업권별 1년 평균 수익률을 보면 △DB형(은행 3.64%, 보험 4.08%, 증권 4.29%) △DC형(은행 3.47%, 보험 3.45%, 증권 4.45%) △IRP형(은행 3.33%, 보험 3.65%, 증권 4.65%)로 집계됐다. 그나마 KB증권의 DC형(6.21%)과 IRP형(7.56%)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여기에 퇴직연금 갈아타기를 진행할 때 사전에 상품의 실물이전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계약 형태, 상품 특성 등에 따라 실물이전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실물이전은 DB·DC·IRP 동일한 제도 내에서만 가능하고 수관회사가 같은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또한 디폴트옵션 상품과 퇴직연금(자산관리) 계약이 보험계약 형태인 경우 사용자가 운용관리업무와 자산관리업무를 각각 다른 사업자로 지정한 언번들형 계약은 실물이전이 불가능하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을 갈아탈 때 중요한 점은 이동한 금융사가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수익률이 하락하며 리밸런싱(운용자산 편입 비중 조정)을 진행할 때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이용하면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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