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7년 서울광장 서울도서관에 이은 두 번째 시립 도서관이 서대문구 북좌동에 문을 연다. 서울시가 지역 간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권역별 도서관 건립 프로젝트’ 첫 신호탄이다. 새로 지어지는 도서관에는 이용자가 도서를 검색하면 로봇이 자동으로 찾아내고 배치하는 ‘자동화서고’가 공공도서관 최초로 도입된다.
서울시는 4일 서북권 첫 시립도서관인 김병주도서관의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도서관 이름은 건립 비용 중 절반에 달하는 300억원을 기부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부자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어린시절 미국으로 이민 간 김회장은 미국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중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언어와 문화를 익혀 성장할 수 있었던 경험을 토대로 도서관 건립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착공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 서울시립 김병주도서관 착공으로 권역별 시립도서관 조성 사업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며 “서울시민에게 가장 사랑받은 정책인 ‘책 읽는 서울광장’ ‘광화문 책마당’ 등 야외도서관을 비롯해 서울 곳곳에 권역별 시립 도서관이 들어서게 되면 서울시민에게 또 다른 차원의 독서, 독서문화가 펼쳐지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병주도서관은 서대문구 북가좌동 479번지(3486㎡)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9109㎡ 규모로 건축된다. 총사업비는 675억원이다.
인근에 있는 가재울중앙공원과 어우러지는 ‘공원 속 도서관’으로 짓는 것이 특징이다. 지상층은 필로티(기둥방식) 구조의 개방된 형태로 조성해 공원과 자연스럽게 연결된 야외독서마당으로 조성한다. 옥상에는 공연장 같은 옥상정원도 펼쳐진다.
도서관 내부는 최대 5m에 이르는 층고를 통한 개방감으로 편안함을 주고 ‘엄마아빠 VIP존’ ‘이야기방’ ‘어린이 문화교실’ 등 가족 단위로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도 마련한다.
특히 자동화서고(ASRS)를 도입해 시민들의 편의를 높이고, 통유리를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는 자동서고 갤러리도 조성한다.
시는 이번 김병주도서관을 시작으로 2032년까지 권역별 시립 도서관을 순차적으로 건립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관악구 신림동(서남권) 옛 금천경찰서 부지에 공공주택·도서관 복합건물을 건립해 2029년까지 개관할 계획이다. 동대문구 전농동(동북권)에는 서울도서관의 2.5배 규모 목조도서관 형태 시립도서관을 내년 착공해 2030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회승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도서관이 지역 곳곳에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 거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