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는 11일 의료 현안 논의를 위해 ‘여·의·정 협의체’를 출범시킬 예정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실효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전공의와 의협, 야당이 협의체 참여를 거부한 상태에서 실질적 협의가 가능하겠느냐는 것인데 ‘2025년 의대 정원’을 의제로 올려놓겠다는 조건 없이는 협의체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11일 여당과 의료계, 정부만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출범시킬 방침이다. 민주당과 전공의 및 의대생 단체의 참여를 거듭 요청하고 있지만, 불참 시에는 야당을 뺀 채 여의정 협의체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는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미룰 수 없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여당은 6일 정부와 함께 협의체에 참여할 대표자 선정을 진행했다. 아울러 정부 측에서는 의료개혁 정책을 주도할 최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은 전공의와 의사단체가 배제된 협의체는 실효성이 없다며 불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신 여야 대표 회담에서 협의체 구성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5일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협의체가 아니면 형식적인 기구에 불과하다”며 “전공의와 같은 핵심 당사자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여야의정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2일 정부여당과 의료계 등이 함께 모인 간담회에서도 전공의 단체와 의협이 협의체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다만 정부여당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협의체 목표는 단순히 구성 자체가 아니라 실질적 논의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2025년도 의대 정원 확대 논의를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일 여야 대표 회담이 불가능해지면 민주당은 오는 11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로 정부여당의 책임을 명확히 묻고 협의체에 참석해야 한다는 계획도 구상 중이다. 민주당 보건특위 관계자는 “협의체 출범은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이루어져야 하며, 수능일인 11일 이후로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수능 이후 의료계 문제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와 여당의 책임을 분명히 한 상태에서 민주당이 협의에 참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한편 의대 교수 모임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여전히 참여를 유보하거나 불참할 뜻을 고수하고 있다. 전공의 단체 또한 협의체 불참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 일부는 오는 10일 열릴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임현택 회장이 탄핵되고 비대위가 구성된다면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 관계자는 “의협의 집행부가 바뀌면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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