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15일과 25일 각각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를 앞둔 가운데 야권 내 대권 잠룡이자 비명(비이재명)계 구심점으로 거론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최근 독일에서 비공개로 회동한 사실이 확인됐다. 두 사람의 회동 시점이 묘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지사와 김 전 지사는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에서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지난달 27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 독일을 방문해 반도체 산업 글로벌 협력 강화, 첨단산업 투자유치 세일즈 행보를 펼쳤다. 귀국을 앞둔 김 지사는 공식 일정이었던 독일 에버트재단 방문을 마친 뒤 김 전 지사와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는 지난 6일 공지를 통해 "계획에 없던 자연스러운 만남"이라며 "어지러운 시국에 대한 걱정,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같이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오는 15일과 25일 각각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교사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만큼 '포스트이재명'으로 거론되는 두 사람의 회동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영국, 독일 체류를 마치고 다음 달 귀국할 예정이다.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으로 거론되는 김 지사와 친노(친노무현) 적자로 불리는 김 전 지사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함께 야권의 '신(新)3김'으로 꼽힌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김 지사와 김 전 지사의 독일 비공개 회동과 관련해 "(두 분은) 서로 아는 사이라서 자연스럽게 만난 게 아닌가 본다"며 "둘 다 정치를 오래하신 분들인데 그렇게 오해를 받으려고 하는 분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라디오에서 “의미 부여할 것 없다”면서 “김동연·김경수·김부겸 모두 당의 중요한 인물이고 그분들도 대선에 생각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지지율이 높고 이번 정부 들어 2년 반 동안 대통령 후보 적합도와 선호도 조사에서 이 대표는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