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보건의료에 대한 연대와 투자가 모두를 위한 건강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
기후환경 변화와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몰 등으로 인해 국제 보건의료 협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코로나19에 이은 또 다른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 기술을 발전시키고 바이오 인력 양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세계보건기구(WHO)는 1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2024 세계 바이오 서밋’(WORLD BIO SUMMIT 2024)을 개최했다. 세계 바이오 서밋은 각국의 보건 장·차관, 국제기구 수장, 백신·바이오 기업 대표, 전문가 등이 참여해 백신·바이오 분야 글로벌 의제를 논의하는 장이다. 2022년 처음 개최된 뒤 올해 3회를 맞았다. 이번 서밋의 주제는 ‘안전하고 건강한 향후 10년을 위한 미래 투자’로 오는 12일까지 안정적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 구축 등 보건의료 분야 글로벌 협력 방안을 논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며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보건의료 분야에 큰 숙제를 던졌다. 백신, 진단키트 같은 보건기술이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팬데믹은 전 세계를 할퀴었다. 기술이나 자본이 없는 중·저소득 국가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고, 빈곤과 기아는 심화되며 국가 간 협력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날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유키코 나카타니(Yukiko Nakatani) WHO 약물·의료제품 접근 사무차장보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는 가격, 데이터 부족, 열악한 시장 공급망 등으로 인해 중저소득 국가뿐만 아니라 고소득 국가조차 접근이 쉽지 않다”며 “글로벌 보건의료 업계 관계자들이 협력해 시너지를 이뤄야만 제약바이오 제품 생산·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찬드레시 하지반(Chandresh Harjivan) 백악관 팬데믹 대비 및 대응 정책실 부국장도 “글로벌 보건의료 위기 상황에서 여러 나라가 협력하며 비슷한 견해를 가져야 성공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면서 “어떤 전염병에도 신속하게 대응하고, 필요한 곳에 적정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데임 안젤라 맥클린(Dame Angela Mclean) 영국 정부 수석과학자문관은 “대한민국은 글로벌 바이오인력양성 허브를 운영하고 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플랫폼을 개발하며 미래 질병에 대비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바이오 인력 양성에 있어 한국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복지부와 WHO는 지난 2022년 공동으로 ‘글로벌 바이오인력양성 허브’(GTH-B)를 출범시켰다. 현재까지 800여명의 바이오 전문 인력에게 연수를 제공했으며, 최근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글로벌바이오인력양성허브 지원재단’(GTHB-SF)이 자리 잡았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GBC)를 구축해 바이오 전문 인력 양성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다.
WHO는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기후 변화와 분쟁, 질병 발생, 항생제 내성 문제 등 보건 위기가 중첩되고 있다”면서 “혁신적인 보건 제품을 개발하려면 집중적인 투자와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 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를 유치한 이유는 한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었다”며 “WHO는 대한민국과의 파트너십에 감사하며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