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에서 남성 고객 입지가 커지고 있다. 브랜드 내 남성 고객 매출이 증가하고, 남성 전용 패션 어플 사용자도 늘어가는 추세다.
13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운영하는 브랜드 어그(UGG)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기준 남성 고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 이달에도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어그부츠는 여성들만 신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패션에 관심 많은 2030 남성이 증가하고, 복고 열풍이 불면서 남성 고객 수요가 급격히 높아졌다.
어그는 남성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자 올해 제품 스타일 수를 지난해보다 60% 가량 늘리며 남성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기도 했다.
올해 한파가 예고되며 ‘뷰트 바머’ 등 방한 부츠 컬렉션도 출시했다. 이탈리아 아웃솔 제조사 비브람사(社)의 고무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어그 관계자는 “패션에 관심을 갖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어그가 커플용 신발로 주목받으면서 젊은 남성 고객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증가한 수요에 발맞춰 이번 시즌 물량을 대폭 늘린 만큼 올 겨울에도 좋은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 패션 플랫폼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매출 1조를 앞두고 있는 무신사 역시 남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 에이블리의 남성 패션 플랫폼 4910은 4910은 인공지능(AI) 개인화 추천 기술을 기반으로 10월 사용자 수(MAU) 115만 명을 돌파, 무신사에 이어 남성 패션 플랫폼 2위에 올랐다.
4910은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주문 고객 수가 20배 이상 성장하며 역대 최고 거래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30대 주문자가 전년 대비 27배 증가했다.
에이블리는 남성 유저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으로 거래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패션업계가 고물가와 이상기후 등으로 위축된 것과는 상반된다. 4910은 올해 10대와 20대 주문자 또한 23배 이상 늘어났다.
4910 관계자는 “스트릿, 캐주얼, 스포츠 등 유저 취향과 관심사를 반영한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적극 확대하며 다양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패션 업황이 활발하지 않은 만큼 패션 기업들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여러 가지 이유들로 패션업계가 침체에 빠진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게다가 올해는 여름이 길고 가을이 없어 더욱 타격이 컸다. 현재는 4분기 한파 특수 효과를 기대하는 중”이라며 “남성 고객을 확보하거나 뷰티 사업을 확장하거나 자체브랜드를 늘리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해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