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농가가 ‘사양벌꿀’ 명칭을 ‘설탕꿀’로 변경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한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국양봉협회의 의견을 수용할 전망이다.
14일 양봉업계에 따르면 김종화 한국양봉협회 부회장 등 양봉협회 관계자들은 11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 위치한 식약처 앞에서 ‘사양벌꿀(사양꿀)’ 표기를 중단하고 ‘설탕꿀’로 변경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 부회장은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식약처가 나서서 사양꿀을 설탕꿀로 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양꿀은 꽃에서 나오는 ‘화밀’이 아닌 설탕을 벌에게 먹여 만든 꿀이다. 그러나 제품명에 ‘설탕’이 포함되지 않아 국민의 알권리를 축소하고 소비자를 기만한다는 주장이 줄곧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지적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농식품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사양벌꿀 명칭에 설탕을 넣도록 바꾸려고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명칭변경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의견 갈등이 나타났다. 양봉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양봉협회 측에서 ‘설탕사양벌꿀’을 제안했다고 했지만, 박근호 한국양봉협회장은 지난 1일 열린 한국양봉협회 이사회에서 그런 주장을 한 적이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부회장 등은 경찰에 이달 1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식약처 앞에서 ‘설탕꿀’ 변경 촉구 집회를 열겠다는 신고를 마치고 활동에 나섰다. 집회를 통해 양봉협회 입장을 당국에 명확히 전달한다는 것이다.
다만 집회는 11일 활동 이후 조기 종료됐다. 식약처에서 양봉협회 의견 수용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식약처 관계자들에게 ‘양봉협회의 의견을 공문으로 보내주면 받아들이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당초 식품 표기 소관 부처인 식약처는 사양꿀의 명칭변경과 관련해 농식품부, 생산자·소비자단체 등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양봉농가의 의견을 직접 받아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봉협회는 추후 식약처에 사양꿀의 표기를 ‘설탕꿀’로 변경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양봉협회에서 사양벌꿀의 명칭에 대한 최종 의견을 제출해주면 생산자협회·소비자단체 등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의견을 수렴해 명칭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