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환 “유미와는 ‘해조’와 ‘재미’ 그 자체…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쿠키인터뷰]

우도환 “유미와는 ‘해조’와 ‘재미’ 그 자체…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쿠키인터뷰]

넷플릭스 시리즈 ‘Mr.플랑크톤’ 주연 배우 우도환 인터뷰

기사승인 2024-11-13 17:31:58
넷플릭스 시리즈 ‘Mr.플랑크톤’ 주연 배우 우도환. 넷플릭스

“죽음에 대한 관점은 배우 우도환과 ‘해조’가 똑같다. 무서움, 두려움, 후회. 그중에서도 후회가 가장 큰 것 같다. 처음에는 죽음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진짜 죽음이 다가올 때는 ‘살고 싶어’가 가장 컸다. 그래서 ‘사랑해’라는 대사를 꼭 넣고 싶었다.”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 ‘해조’(우도환)의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여자 ‘재미’(이유미)가 강제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Mr. 플랑크톤’이 연일 화제다. 넷플릭스 시리즈 ‘Mr.플랑크톤’ 주연 배우 우도환이 13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삼청로 인근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우도환은 “여운이 세게 남았다”면서 “한 3번은 봤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제가 찍었는데 이렇게까지 감정이입 된 것은 처음”이라며 “딥한 이야기인데 재밌게 풀려고 노력했다. 보신 분들도 여운을 많이 느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촬영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우도환은 홍종찬 감독에게 “해조가 재미에게 아직 ‘사랑해’라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 “사랑해라는 대사를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홍 감독은 “두 번 하자”면서 “사랑해라고 얘기하고 암전한 이후 ‘사랑해’ 한 번 더 하면서 끝내자”고 의견을 냈다. 이렇게 엔딩에 대한 아이디어 회의가 자연스레 이뤄졌다.

우도환은 “죽음이라는 주제가 참 쉽지 않다”면서 “저도 진짜 죽는 것은 아니었지만 7개월 정도 촬영 기간 동안 시한부의 삶으로 살았다. 드라마를 여러 차례 보다 보니 ‘해조의 상황이 슬프다’ 보다는 ‘재미 어떻게 하지’로 끝나게 되더라. 결론은 남겨진 사람이 가장 슬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전 인터뷰에서 배우 이유미가 해조와 재미, 어흥 중 가장 불쌍한 캐릭터는 ‘재미’라고 얘기했던 것과도 궤를 같이 한다.

홍 감독과의 합은 물론, 이유미와 케미도 최고였다는 우도환은 “유미랑은 아무것도 필요가 없었다”면서 “현장을 가는데 그렇게 마음 편하게 간 적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어느 순간부터는 “우리는 그냥 찌르면 해조, 재미 아닌가 그런 느낌까지 갔다”고 회상한 우도환은 “서로 배려를 많이 했고 진심으로 믿고 응원했다”고 얘기했다. 촬영 기간 동안 “진심으로 ‘재미’를 사랑해줬다”고도 말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Mr.플랑크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우도환(해조)과 이유미(재미). 넷플릭스

반면 오정세의 연기는 철저한 준비에서부터 출발했다고. 우도환은 “(오)정세 형은 준비해온 걸 하는 사람”이라며 “리허설 때도 웬만하면 준비해온 애드립을 먼저 다 보여주는 스타일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우도환과 이유미는 컷 마다 애드립이 전부 달랐다고. 우도환은 “골라 쓰세요” 같은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재밌게 촬영했다며 웃었다.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우도환은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제목에 들어있다”면서 “플랑크톤, 가장 미천한 것이지만 존재 가치가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이미 존재 가치가 있는데 그걸 부정하면서 다른 것을 찾으려고 한다. ‘시한부’ 선고까지 받지 않더라도, 주위를 둘러보면 네 옆에 있는 사람들이 네가 불행하고 외롭다고 느낄 때 그렇지 않다는 걸 알려줄 테니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가 여운이 남는다”고 강조했다.

‘해조’라는 캐릭터와 우도환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우도환은 “평소 저는 ‘츤데레’가 아니”라며 “저는 표현이 서투른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갖고 있는 이미지에 ‘츤데레’가 있다보니, 외적으로는 조금만 힘을 빼면 그런 느낌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힘들었던 촬영으로는 ‘논두렁 신’, ‘제주도 신’을 비롯해 물과 함께 했던 추운 촬영들을 꼽았다. 재밌었던 촬영은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신으로, 당시 촬영과 촬영 사이 다음 장소로 향하며 대본도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찍었다고. 이때 해조와 재미의 케미가 폭발하는 장면들이 여럿 탄생하기도 했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하나의 장르로 정의하기 어려운 플랑크톤의 매력도 언급했다. 우도환은 “복합 장르 드라마로 봐야할 것 같다”며 “로드 무비 형식에 로맨틱 코미디 요소도 있고, 인생을 다룬 드라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초반부느 확실히 로코 느낌이 세다”면서도 “후반부로 갈수록 우리가 흔히 아는 ‘이 둘이 결혼했으면 좋겠다’로 끝나지 않는 드라마”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우도환은 “플랑크톤은 공감할 수 있는 대상이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라며 “굳이 해조에게 공감하지 않더라도 재미에게 공감할 수도 있고, 어흥에게 혹은 범호자에게 공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넷플릭스 시리즈 ‘Mr.플랑크톤’은 홍종찬 감독이 연출한 10부작 드라마로 지난 8일 공개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