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구청장’ 꿈꾸는 문화도시…“마포구 전역, 관광 명소로” [쿠키인터뷰]

‘시 쓰는 구청장’ 꿈꾸는 문화도시…“마포구 전역, 관광 명소로” [쿠키인터뷰]

박강수 마포구청장, 예술인 창작·전시 활동 전폭 지원
“재미·복지 향상...지역주민 행복감 ‘업’ 골목상권 UP”

기사승인 2024-11-14 10:00:08
12일 서울 마포구 난지테마관광 숲길 ‘시인의 거리’에서 만난 박강수 마포구청장. 사진=유희태 기자

“길 위에 돌멩이가 있습니다. 걸려 넘어질 것 같더라도 지나치는 사람이 있고, 치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도시는 가만히 놔두면 발전할 수 없습니다. 호기심으로 세상을 보고 한 번 더 생각해야 발전적인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밀리는 자동차와 시끄러운 경적, 빼곡한 빌딩.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민들은 복잡한 일터를 벗어나 쉴 수 있는 공간을 갈망한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난지테마관광 숲길 ‘시인의 거리’를 조성하게 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구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데, 마포구에는 만들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며 “생각 끝에 이곳을 찾았다. 구비 10억만으로 공원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12일 도심 속 허파 역할을 하는 시인의 거리에서 박 구청장을 만났다. 그는 “‘마포구’ 하면 홍대, 합정의 핫플레이스만 떠올리는 분들이 많다. 전 연령층이 조용하고 편안한 쉼을 누릴 수 있는 장소를 소개하고 싶다”며 길게 뻗은 산책로를 가리켰다. 산책로에 들어서자 ‘사랑’이라는 제목의 시가 보인다. 지은이 이름은 ‘박강수’다. 박 구청장은 “시인의 거리 조성 때 마포문화원과 마포문인협회에서 전시 작품 50점을 선정했다. 감사하게도 내 시도 전시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7곡을 작사하고, 시집과 수필집을 몇 권 냈다. 그의 작품 활동은 행정에서도 활용된다. 박 구청장은 “구정 사업을 좀 더 친숙하게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다가 작사에 관심을 가졌다”며 “아무리 좋은 사업을 탄탄하게 만들어도 결국 구민이 모르면 혜택을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구청장이 작사한 노래에는 ‘레드로드’ ‘하늘길’ ‘효도밥상’ 등 마포구의 대표 사업들의 내용이 곡 전반에 걸쳐 계속된다.

시인’ ‘작사가’라는 부캐를 가진 박 구청장은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도 전적으로 돕는다. 마포구에 등록된 예술인 수는 약 6000명. 서울에서 예술인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박 구청장은 “창작은 별다른 지원이 없다. 그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게 하고, 많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구의 역할은 예술적 감각을 뽐낼 수 있도록 돗자리를 깔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서울 마포구 난지테마관광 숲길 ‘시인의 거리’에서 만난 박강수 마포구청장. 사진=유희태 기자

구는 작품 전시 공간으로 ‘길’을 택했다. 박 구청장은 “상가는 사유지기 때문에 구에서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도로는 구유지”라며 “구유지를 최대한 활용해 창작 공간을 제공해 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홍대 인근 ‘레드로드’는 서울을 찾는 외국인관광객 52%가 찾는 명소다. ‘로드갤러리’ 전시를 통해 국제 전시와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 구의 전략이다.

마포구는 문화특구로서의 정체성을 계속 유지해 갈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도시는 그냥 발전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변화가 이뤄져야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11대 상권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구는 올해 하반기 ‘마포순환열차버스’를 준비 중이다. 기존 관광버스와 달리 마포구 지역 숨은 골목 명소를 운행한다. 환승이나 주차 걱정 없이 마포구의 맛집과 명소를 방문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구민의 행복감 상승에도 한몫한다. 마포구는 지난해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행복 지수 1위를 차지했다. 전년도 10위에서 1년 만에 이뤄낸 변화다. 박 구청장은 “‘술 먹고 노는 곳’이라는 인식에 문화요소를 넣었다”며 “주변이 재밌어지고 복지가 향상되니 구민들이 행복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도 경쟁의 시대”라며 “어떤 아이디어를 갖고 도시를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관광객이 어디로 갈지도 정해진다. 아름다운 경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런 그가 꼽은 마포구의 꼭 가봐야 할 명소는 ‘하늘길’이다. 레드로드에 이어 관광 명소 후속 주자로 꼽히는 합정동에 위치했다. 박 구청장은 “하늘길 끝자락에 절두산 성지에 외국인 선교사 묘지가 있다”며 “무언가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던 순교 선교사들의 얼과 역사를 품은 특색을 살리기 위해 ‘소원길’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지난달 핼러윈 당시 하루 2만명의 방문객이 찾으면서 새로운 MZ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상권과 협력해 소원벨이라는 스토리텔링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하늘길에는 190여개의 크고 작은 점포들이 있다. 박 구청장은 “소원을 적어 나무에 달아놓을 수 있다”며 “지난해 서울시 로컬브랜드 골목상권 매출증가액 1위를 차지하고, 레드로드에 이어 마포구에서 가장 활성화된 골목상권으로 꼽혔다”고 강조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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