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쿠웨이트 원정길에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 자베르 알 아흐메드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에서 3-1로 이겼다.
월드컵 예선 4연승을 달린 한국은 승점 13점(4승1무)째를 챙기며 선두를 지켰다. 10경기 중 5경기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사실상 본선 진출 7부 능선을 넘었다. 손흥민이 A매치 50호골을 넣으면서 역대 최다 골 공동 2위(황선홍·50골)에 이름을 올렸다. 오세훈도 2경기 연속골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 배준호 역시 교체 투입됐음에도 골을 통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쿠웨이트전 최전방에는 오세훈이 나섰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뒤를 받쳤다. 중원은 황인범과 이재성, 박용우가 책임졌다. 이명재, 조유민, 김민재, 설영우가 수비진을 구축했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다. 부상에서 돌아온 ‘캡틴’ 손흥민은 이날 출전으로 A매치 130번째 경기를 치르게 됐다.
한국이 손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전반 9분 중원에서 황인범이 긴 얼리 크로스를 올렸다. 오세훈이 이를 완벽한 헤더로 연결해 쿠웨이트 골문을 열었다. 오세훈의 큰 신장(193cm)을 잘 살린 공격이었다. 한국이 빠른 시점에 선제골을 넣었다.
한국은 쿠웨이트를 더 압박했다. 1-0 앞선 전반 16분, 유려한 패스 플레이로 쿠웨이트 수비진을 요리했다. 이재성이 박스 안으로 침투하던 손흥민에게 패스를 건넸고, 급해진 쿠웨이트 수비진은 손흥민에게 파울을 범했다.
직접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깔끔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이 득점으로 A매치 130경기 50골을 기록, 한국 남자축구 역대 A매치 최다 골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58골을 넣은 차범근이다.
한국은 전반 남은 시간 쿠웨이트를 전방위로 압박했다. 전반 39분 문전 앞에서 나온 이재성의 헤더 슈팅은 골대를 맞고 나왔다. 전반 내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으나 주도적인 경기 운영은 여전히 좋았다. 쿠웨이트는 중원 싸움에서 완전히 밀려 공 점유를 거의 하지 못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한국은 손흥민·이재성의 연계로 쿠웨이트 사이드를 뚫었다. 이재성의 크로스를 이강인이 쇄도하면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경기를 잘 풀어가던 한국은 뼈아픈 실책 하나로, 예상하지 못한 일격을 맞았다. 후반 14분 한국 수비진이 다소 허술한 위치 선정으로 공간을 내줬다. 순간적으로 3선 미드필더와 수비 간 간격이 벌어졌다. 유세프 마제드의 크로스를 박스 안에서 받은 모하마드 다함이 터치 후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려 골을 기록했다. 쿠웨이트가 1-2로 추격했다.
후반 18분 홍명보 감독은 부상에서 100% 회복하지 못한 손흥민을 빼고 배준호를 투입했다. 동시에 좌측 풀백도 바꿨다. 이명재를 부르고 이태석을 넣었다. ‘이을용 아들’로 알려진 이태석은 A매치 데뷔전을 갖게 됐다.
홍 감독의 적절한 용병술은 곧바로 빛을 봤다. 후반 28분 배준호가 번뜩이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수비 라인을 타고 뛰어가는 배준호를 본 황인범은 절묘한 왼발 침투 패스를 건넸다. 배준호는 뒤에서 달려드는 수비수를 침착하게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쿠웨이트에 분위기를 조금씩 내주던 한국이 배준호의 천금 같은 골로 3-1로 달아났다.
여유가 생긴 한국은 황인범·이재성과 이현주·백승호를 바꾸며 중원 변화를 꾀했다. 이태석과 마찬가지로 이현주도 A매치 데뷔전이었다.
쿠웨이트는 후반 39분 프리킥 과정에서 헤더 슈팅으로 골대를 맞췄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남은 시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3-1 승리를 지켰다. 홍명보호가 적지에서 A매치 4연승을 달리며 월드컵 본선에 한 발 더 다가갔다.